"악의적 비방으로 기업 울리는 사람들
타인에게 피해 떠넘기며 시장 교란
신뢰 전제한 시장생태계 조성해야"
김학현 <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 >
가시박이란 식물이 있다. 북아메리카가 원산지로 병충해에 강해 오이나 호박의 접묘목으로 1980년대에 수입됐다. 가시박은 덩굴이 다른 식물을 타고 올라가 주변의 큰 나무까지 뒤덮으면서 광합성을 못하게 한다. 결국 다른 식물을 죽게 하기 때문에 생태계 교란 식물로 지정됐다.
국내 시장에도 이와 비슷한 일들이 일어난다. 시장은 건전한 생산자와 소비자가 만나 자유 의사에 따라 필요한 물건을 거래해 사회 전체적인 효용을 극대화한다. 하지만 생산자 또는 소비자 측면에서 이를 교란하는 요인이 나타난다. 지금까지 정부 정책은 주로 생산자 측면의 교란 요인을 시정하는 데 중점을 뒀다. 담합을 통해 부당한 이익을 얻은 사업자에게 과징금을 부과하고 소비자를 기만한 사업자를 적발해 시정하는 것 등이 그런 예다.
최근에는 소비자 측면에서 시장을 교란하는 사례들이 적잖이 목격된다. 구매한 상품의 하자를 문제 삼아 과도한 보상을 요구하거나 거짓으로 피해를 본 것처럼 꾸며 보상을 요구하는 이른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