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카카오 ICT 역량 '푸드테크'로 겨룬다

입력 2016-02-09 19:38
네이버 푸드윈도
자체 품질 테스트 거친 현지 농산물 직거래

카카오 만나박스
직접 생산한 제철 채소 소비자에게 배송


[ 이호기 기자 ]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주요 정보기술(IT) 기업들이 IT 기술을 활용한 신선 식품 생산 및 유통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를 통해 농업 생산성을 높이고 유통 구조를 개선해 장기적으로 플랫폼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또 최근 ‘집밥’ ‘먹방’ 등의 인기로 친환경 식자재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관련 콘텐츠의 수요와 공급도 증가하는 추세다.


◆카카오 ‘스마트팜’ 투자 확대

카카오가 투자한 만나씨이에이는 최근 신선 농산물을 매주 집으로 배송해주는 ‘만나박스’를 선보였다. 월 5만5000원에 제철 샐러드용 채소나 허브 등을 선별해 조리법과 함께 집으로 보내주는 서비스다. 2013년 설립된 농업벤처회사인 만나씨이에이는 지난해 10월 카카오의 투자 자회사인 케이벤처그룹에서 지분 33%를 인수했다. 대전에 있는 4600㎡ 규모 농장에서 양어장과 수경재배를 결합한 ‘아쿠아포닉스’란 친환경 농법으로 30여종의 농산물을 생산, 유통하고 있다.

박아론 만나씨이에이 대표는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환경 제어 기술을 활용해 유리 온실에서 연중 균일한 품질의 농작물을 생산하고 있다”며 “신선한 채소와 이에 맞는 조리법을 공급해 이용자의 만족도를 크게 높였다”고 전했다. 박 대표는 또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농업 혁신’이라면 사업성과 관계없이 개인 자금이라도 투자하겠다고 했다”며 “카카오와 함께 농업 경쟁력을 키우고 유통 구조를 선진화하는 데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는 지난해 11월 제주감귤 모바일 유통 플랫폼인 ‘카카오파머 제주’를 선보이기도 했다. 카카오톡 플랫폼을 활용해 5㎏ 소포장된 1박스당 1만5000원(배송비 포함)에 판매했다. 3개월 동안 시범 운영된 이 서비스는 지난달 말 종료 이후 성과 평가 작업 등을 거쳐 정식 출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농가 입장에서도 브랜드 가치 상승과 유통 채널의 다변화를 기대할 수 있는 만큼 비슷한 서비스를 계속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 ‘푸드윈도’ 플랫폼 강화

네이버는 이에 맞서 전국에서 생산한 신선한 먹거리를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푸드윈도’ 플랫폼으로 승부하고 있다. 황토에서 키운 당진 논 우렁이, 청주 친환경 신선초, 거제도 활 가리비, 음성 천연 아카시아꿀 등 860여종의 신선 식품이 판매 대상이다. 네이버의 자체 품질 검증 시스템을 통과한 현지 농가들을 소비자와 직접 연결하는 게 특징이다. 농산물 직거래로 유통 단계가 줄면서 저렴한 가격에 질 좋은 농산물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지난 1월 기준으로 푸드윈도의 거래액은 작년 대비 190%, 전월 대비 40% 이상 증가했다. 단일 또는 소수 품목으로 월 1000만원 이상 매출을 올린 생산자도 지난해 8월 기준 20여명에서 70명으로 늘었다.

네이버는 지난달 말부터 강원도 충청남도 경기도 순창군(전라북도) 제주도 전라남도 등 6개 지자체와 함께 현지 생산자와 식재료를 소개하는 ‘로컬 푸드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4개월간 진행하는 캠페인에서 전국 각지의 신선한 재료를 활용해 누구나 쉽고 맛있게 음식을 만들어 먹을 수 있도록 조리법 등 정보를 제공한다. 오는 28일까지 제철 식재료를 활용한 자신만의 요리 비법을 공개하는 ‘로컬푸드 레시피 공모전’도 연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식량 자급률이 20%에 불과할 만큼 농업 경쟁력이 뒤처져 있다”며 “IT와의 접목을 통한 생산성 개선 여지가 큰 만큼 국내 대표 IT 기업들의 관심이 농업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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