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삼성 임원들이 선택한 그 차…'신형 K7' 체험해보니

입력 2016-02-03 11:30
수정 2016-02-03 14:50
그랜저 후속을 미리 보는 듯한 신형 K7



[ 김정훈 기자 ] 지난 연말 삼성그룹 신입임원 절반 이상이 선택한 자동차가 있다. 출시를 앞둔 기아자동차의 신형 K7이었다.

기아차는 신차 출시 두 달 전부터 온라인에 '잘 생긴' 사진을 공개하고 사전 마케팅을 시작했다. 그 사진 한 장이 강력한 경쟁자였던 쉐보레 임팔라를 제친 힘이었다. 결과적으로 신형 K7은 일반인 판매 이전에 '삼성 임원이 타는 차'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기아차는 삼성 임원들 공략에 성공하면서 마케팅 묘미를 잘 살려냈다. 7년 만에 풀 체인지 돼 돌아온 새차에 대한 기대감마저 끌어올렸으니까.

지난 2일 서울 광장동 W호텔에서 춘천 라데나CC를 돌아오는 160㎞ 구간을 시승했다. 시승에 사용된 모델은 3.3L 가솔린 세단(3490만~3920만원)이다.

시승 소감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그랜저 후속 예고편' 같았다. 올 하반기 나올 신형 그랜저를 미리 봤다는 느낌이랄까. '보급형 제네시스'를 보는 듯한, 잘 다듬어진 실내 인테리어 디자인은 그랜저 후속에도 고스란히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산 준대형 세단의 주요 고객층은 40~50대다. 운전석?앉으면 중년들이 호감을 갖게끔 안락한 느낌을 전달한다. 수평형 레이아웃을 적용했다는 센터페시아는 현대·기아차의 최신 디자인 흐름을 반영한다. 이를 통해 시각적으로 실내공간이 넓다는 느낌을 강조했다.

2세대 K7은 1세대 차량과 비교해 대체로 잘 다듬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작년 하반기 먼저 교체된 신형 K5가 이전보다 변화가 적었던 반면, K7은 상당히 많이 바뀐 모습이다. 디자인이 식상해진 탓에 한동안 내림세를 걷던 K시리즈가 다시 도약할 수 있는 기틀을 다질 것으로 보인다.

반면 고속도로 주행 맛은 외모가 주는 호감만큼 강렬하진 않았다.

3300cc급 엔진은 8단 자동변속기와 맞물렸다. 넓은 기어비 사용은 가속시 적당히 부드러운 승차감을 전달했다. 다만 3.3L 고배기량 세단임에도 BMW나 벤츠의 2.0L 디젤 세단과 같은 경쾌한 순간 가속을 맛보긴 힘들다. 속도감을 즐기기보단 편안한 주행에 맞춰졌다. 최대 출력과 토크는 290마력, 최대토크 35㎏·m으로 이전 모델과 차이가 없다.

고속 주행시 정숙성은 렉서스 ES 세단에 못 미쳤다. 렉서스 ES는 기아차가 K7 경쟁자로 지목한 차종. 시속 100㎞ 넘어서자 타이어와 노면의 마찰 소음이 실내로 살짝 올라온다. 귀에 거슬릴 정도는 아니었지만, 운전할 때 팝음악을 항상 듣는 기자 입장에선 '크렐'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소리가 다소 묻히는 거 같아 아쉬웠다. 크렐은 혼다 레전드에 탑재된 하이엔드급 오디오 회사로 국산차 가운데선 K7에 처음 장착됐다.

시승 후 고속도로 주행 연비는 11.6㎞/L가 나왔다. 복합 연비는 L당 9.7㎞다. 시내 주행은 확인하지 못했다. 이 정도의 고속 연비만 놓고 보면 저유가 시대에 고배기량 세단도 잘 팔릴 것 같다.

신형 K7은 전방 그릴 디자인에 모든 역량이 집중된 차다. 그릴 모양을 작고 날카롭게 변형을 주면서도 기존 국산차에서 찾기 힘든 안으로 움푹 들어간 '음각' 그릴을 채택해 시각적으로 강렬한 인상을 준다. K시리즈의 디자인 변화가 절실했던 시점에서 나름 성공적인 행보로 보인다. 영업일수 15일만에 1만대 주문을 받은 결과가 잘 말해준다.

30대의 K7 선택 비중도 늘고 있다. 기아차는 K7 주요 타깃 고객군으로 40대를 겨냥했다. 그런데 1만대 계약 현황을 보니 30대 계약자 비중이 31.5%에 달해 40대(31.4%)와 비슷했다. K7이 이제 30대 소비자들마저 공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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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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