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에도 모바일 '열풍'
삼성페이·카카오페이 속속 등장…O2O서비스 위해 제휴 확대
모바일 결제 시장 급성장…작년 2분기 5조7000억 달해
모바일 전용카드 잇달아 출시
[ 이지훈 기자 ]
신용카드사들이 올 들어 모바일사업 강화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모바일을 통한 ‘손안의 금융’이 소비자의 일상으로 파고들고 있어서다. 특히 삼성페이 카카오페이 등 간편결제 수단이 속속 등장하면서 모바일 시장의 비중이 커지는 추세다. 각 카드사는 O2O(온·오프라인 연계) 서비스 제공을 위한 제휴를 확대하고, 모바일 특화 상품으로 핀테크(금융+기술) 시대에 대비하고 있다.
○O2O 시장을 잡아라
카드사들은 O2O 시장을 잡기 위해 ‘적과의 동침’도 마다치 않고 있다. O2O 시장에 미래 먹거리가 달려 있다는 판단 아래 ‘모바일 플랫폼 동맹’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신한카드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11월 SK플래닛의 모바일 지갑 서비스 ‘시럽 웰렛’에 신한 앱카드를 적용하기로 한 것도 O2O 시장을 염두에 둔 포석이다. 신한 앱카드는 모바일 선 주문 서비스 ‘시럽 오더’와도 연동된다.
비씨카드와 롯데카드도 작년 10월 KT와 O2O 마케팅 제휴 플랫폼 구축 협약을 맺었다. 이들은 KT의 플랫폼, 비씨카드의 시스템, 롯데그룹의 유통망 등 서로의 강점을 합치겠다고 밝혔다. 우선 이들은 KT와 비씨카드가 내놓은 스마트지갑 ‘클립(CLiP)’에 롯데가 갖고 있는 방대한 유통채널을 결합한다는 구상이다.
온라인에서 상품에 대한 탐색과 구매, 대금결제까지 마치고 오프라인에서 소비가 이뤄지는 O2O 시장은 이미 소비자들의 생활 영역 전반에 깊숙하게 퍼지고 있다. 교통과 식음료 시장을 시작으로 숙박, 세탁, 음식점 등까지 O2O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것. 카드사들도 ‘소비 채널의 변화’라는 관점에서 이 시장을 잡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하나카드는 모바일 카드 시장에서 앞서 나가고 있다. 작년 5월 업계 최초로 플라스틱 실물카드 없이 스마트폰만으로 카드를 받을 수 있는 모바일 단독 신용카드 ‘모비원’을 출시한 것이 대표적이다. 지난해까지 하나카드는 총 390만장의 모바일카드를 발급했다. 총 취급액은 연간 9000억원 수준이다. 총 누적 발급좌수는 390만장, 총 취급액은 연간 9000억원이다. 형식별로는 유심형 200만, 앱방식이 190만장 발급됐다. 모바일 단독카드는 2만3000장이 발급됐다.
카드업계는 모바일 단독 카드 활성화를 위해 신청 즉시 모바일 카드를 발급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 娩牝箚?금융당국에 건의하고 있다. 현재는 카드 신청 후 24시간이 지나야 모바일 단독 카드 발급이 가능하다.
삼성카드는 지난달 삼성페이에서 사용하면 0.8%의 포인트를 기본 적립해주는 삼성페이 전용카드 ‘삼성페이 삼성카드&포인트’ 카드를 출시하는 등 삼성전자와의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KB국민카드는 핀테크를 통해 중국 시장 잡기에 나섰다. 중국 최대 카드사인 유니온페이와 LG유플러스와 손잡고 국내에서 받은 모바일 카드를 중국에서도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간편결제 경쟁 치열
간편결제 시장은 핀테크 서비스에서 가장 치열한 분야다. 모바일 결제 시장은 불과 2년 만에 5배의 성장세를 보였다. 작년 2분기에는 취급 규모가 5조7000억원을 넘어섰을 정도다. 카카오페이는 출시 1년 만에 가입자 500만명을 돌파했다. 네이버페이도 서비스 출시 6개월 만에 거래액이 60% 증가하는 등 온라인 결제영역에서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 중 단연 돋보이는 것은 삼성페이다. 삼성페이는 기존 카드단말기에서도 마그네틱 보안전송(MTS) 기술을 통해 결제가 가능한 범용성이 큰 장점이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기존의 간편결제 수단은 온라인과 일부 오프라인으로 결제 범위가 한정됐으나 삼성페이 출시로 이제 온·오프라인 전역으로 결제 범위가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삼성페이는 작년 12월 기준 일일 결제 건수 10만건, 누적 가입자 150만명, 누적 결제액은 2500억원을 돌파했다. 삼성페이가 무섭게 성장하면서 카드사들이 삼성페이에 특화된 모바일 카드를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KB국민카드와 삼성카드가 모바일 전용카드를 선보인 데 이어 롯데·하나카드 등도 전용카드 출시를 준비 중이다. KB국민카드의 ‘KB국민 모바일101(일공일) 카드’는 특정 오프라인 가맹점에서 삼성페이를 이용해 결제할 경우 5%를 할인해준다.
삼성페이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카드사들에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니다. 장기적으로 플라스틱 카드가 모바일 결제 수단으로 빠르게 대체될 경우 현금서비스 등 카드대출 시장이 위축될 수 있어서다. 또 결제시장 주도권을 플랫폼을 가진 업체에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핀테크 열풍을 피해갈 방도는 없다”며 “더 빠르게 시대 변화에 적응하면서 한발 앞선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는 게 카드사들이 살 길”이라고 말했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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