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태
(박근태 IT과학부 기자) 국내와 미국에서 활동하는 한국 과학자들이 바르는 백신을 개발했다. 한세광 포스텍 신소재공학과 교수(사진)와 윤석현 미국 하버드대 의대 교수 공동 연구진은 피부에 바르고 레이저를 쪼이면 효과가 나타나는 피부투과 백신을 개발했다고 2일 발표했다.
연구진은 피부나 관절에 있는 고분자 물질인 히알루론산을 피부에 바르면 몸안으로 잘 흡수돼 들어간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히알루론산은 이런 특성 덕분에 수술용 필러나 약물 전달 물질, 관절염 치료제로 사용되는 물질이다.
연구진은 히알루론산에 백신 성분을 붙이고 이를 피부에 바른 뒤 빛을 쪼이면 면역 효과가 커진다는 사실을 실험을 통해 확인했다. 백신을 주사하는 대신 피부에 발라 흡수시키는 이 기술은 백신 투여 시의 감염 위험은 낮추고 환자의 편의성을 높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연구진은 또 광섬유처럼 빛을 통과시키는 ‘광도파관’을 통해 상처에 빛을 쪼여 찢어진 피부 조직의 콜라겐을 붙이는 치료 기술도 함께 개발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 광도파관은 몸 속에서 분해되기 때문에 치료가 끝난 뒤 제거할 필요가 없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이처럼 레이저 등 빛 ?이용한 치료 기술을 의약소재에 접목해 피부질환 치료, 항암치료, 성형수술, 피부과 시술에 적용하는 최첨단 의약 분야를 광의약이라고 한다.
이번 연구 결과는 학계의 주목을 받으며 국제학술지 어드밴스트 펑셔널 머티리얼스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동시에 게재됐다. 한 교수는 “앞으로 하버드대 의대와의 지속적인 공동 연구를 통해 다양한 광의약 기술을 개발하는데 전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끝) /kunta@hankyung.com
한경+는 PC·폰·태블릿에서 읽을 수 있는 프리미엄 뉴스 서비스입니다 [한경+ 구독신청]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국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