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은 물먹는 하마가 아니라고 전해라" 서울대, 제2회 신개념 화장실 기술발표회 개최

입력 2016-02-01 08:37
수정 2016-02-01 08:38
“전세계적으로 10억여명이 물부족을 겪고 있고 23억여명이 비위생적인 환경에 노출돼 살아가고 있습니다. 물을 절약하면서도 위생적인 ‘신개념 화장실’을 개발하고 표준화시켜 세상을 개선시킬 수 있습니다”

‘빗물박사’‘변기박사’로 잘 알려진 한무영 서울대 건설환경공학부 교수는 1월 28일 서울대 지속가능물관리연구센터가 주최한 ‘제2회 신개념화장실 기술발표회’에서 ‘신개념 화장실’의 중요성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이날 발표회에선 유엔(UN)이 발표한 지속가능발전목표(SDGs:Sustainable Development Goals)중 ‘물과 위생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물 절약과 위생을 한번에 잡는 신개념 화장실 기술이 다뤄졌다.

한 교수는 2015년이 마감시한이었던 UN의 새천년개발목표(MDGs:Millenium Development Goals)중 ‘환경의 지속성 보장’ 목표가 실패한 이유로 원인보다는 결과에 초점을 맞춘 물관리를 지적했다. 그는 “변기 물 사용량은 전체 물 사용량의 약 30%에 이르고 변기에서 나온 분뇨가 물오염 원인의 80%를 차지한다”며 “댐이나 하수처리장 같은 결과중심적인 대책보다는 문제의 원인인 화장실을 개선하는데 초점을 맞춰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화장실의 문제점은 물과 전기를 과도하게 사용하고 畇◀?천연비료로 활용하지 못한다는 점”이라며 “전 세계적인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선 화장실 기술 패러다임의 전환이 이뤄져야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발표회에는 신개념 화장실 기술을 개발한 6개 기업의 대표들이 참석해 기술을 설명하고 서울대 지속가능물관리연구센터가 개발한 재난·재해발생지역 긴급구호화장실 ‘119토일렛’이 소개됐다. 일반적인 변기의 구부러진 배수통로가 아닌 가변적으로 배수통로를 열고 닫는 기술을 통해 물을 절약하고 막힘현상도 없앨 수 있는 절수형 양변기(여명테크),수압에 따라 트랩이 넘어가는 구조가 아닌 자연배수구조를 통해 회당 3L의 물만으로 대·소변을 처리할 수 있는 양변기(글로벌코리아)등이 소개됐다. 소변을 물과 이물질로 걸러내는 특수용액이 들어있는 배수장치를 통해 물과 전기를 사용하지 않는 소변기(에코시스케이) 역시 관심을 끌었다.‘119토일렛’ 소개가 이어졌다. 설선물세트 크기에 무게는 1kg에 불과해 수송하기 쉽고 최대 300kg의 분뇨를 담을 수 있는 비닐백을 교체하기만 하면 돼 사용이 간편하고 위생적이다.

한 교수는 행사를 마치며 “한국의 발전된 화장실 기술을 개발도상국의 ‘물과 위생문제’해결에 사용해 대외이미지를 높이고 개발도상국 물·위생문제 해결위해 ‘물없는 변기’를 지원하고 있는 ‘빌앤멜린다게이츠재단’과 공조하자”며 앞으로의 개발 방향을 제시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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