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H지수, 연내 이전수준 회복…올해 유망 지역은 인도·동남아"

입력 2016-02-01 07:00
고수에게 듣는다 - 데이비드 만 SC그룹 아시아 지역 부문장

홍콩증시 폭락은 '패닉' 때문
불안심리 진정되면 회복될 것

중국, 연 6%대 후반 성장 전망
유가 등 원자재 값 다시 상승
신흥국 경제 회복할 듯


[ 박한신 기자 ]
“홍콩 경제 지표는 크게 우려할 상황이 아닙니다. 한국의 많은 투자자를 공포로 몰아넣고 있는 홍콩 주식시장은 연내 회복될 것으로 봅니다.”

영국 스탠다드차타드(SC)그룹의 아시아지역 리서치를 책임지고 있는 데이비드 만(사진)은 1월29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전망했다. 그는 중국과 한국, 홍콩, 대만, 싱가포르 등의 이코노미스트를 관리하는 아시아 경제 전망의 총괄책임자(아시아 지역 부문장)다.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홍콩H지수) 급락으로 이를 기초로 한 주가연계증권(ELS)의 대규모 원금손실이 우려된다는 질문에 그는 “홍콩증시 폭락은 펀더멘털에 기반한 게 아니라 투자자들의 불안심리 때문”이라며 “당장은 아니더라도 연내에는 ‘패닉’이 끝나고 시장이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경제와의 연관성이 높은 홍콩 주캭쳄揚?중국에 대한 우려 때문에 영향을 받았지만 이 같은 급락은 과도하다는 얘기다. 만 부문장은 “우려해야 할 것은 우려 그 자체”라며 “사실상 홍콩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중국 정책당국이 자본 유출을 막는 시장친화적 정책을 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경제에 대해서도 낙관적으로 예측했다. 예전처럼 7%대 성장률을 기록하진 못하겠지만 연 6% 후반의 성장률을 꾸준히 달성할 것이란 전망이다. 만 부문장은 “중국 경제의 경착륙을 예상하는 이들이 잘못된 지표들을 근거로 조사했기 때문”이라며 “중국 경제와 관련한 불안감은 현실과는 큰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중국은 도로 수송 비중이 높은데, 철도 수송 지표를 근거로 연 3~4%의 성장률 전망을 내놓고 있다는 것이다. 부동산 시장 우려에 대해서도 “중국 가계들은 자산을 축적해놓고 있기 때문에 주택가격 하락을 어느 정도 견딜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 경제가 가장 활력을 보일 지역으로는 인도와 동남아시아를 꼽았다. 이들 국가가 세계 경제성장률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올해와 내년 계속 높아질 것이란 설명이다. 그는 또 올해 유가 등 원자재 가격도 점차 상승할 것으로 내다보며 원자재 의존도가 높은 신흥국 경제의 회복도 예상했다.

만 부문장은 미국이 올해 기준금리를 인상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미국은 지난 6~7년간 꾸준히 성장해왔기 때문에 추가 성장은 쉽지 않다”며 “성장 둔화로 인해 오는 3월 한 번 금리를 소폭 올리거나 동결하다가 연말엔 오히려 금리를 인하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기업에 대해서는 낮은 생산성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비슷한 경제 수준의 대만과 비교해서 노동자 한 명당 생산성이 현저히 낮다는 얘기다. 그는 “노동자의 생산성을 높이려면 경쟁체제를 도입하는 게 핵심”이라며 “노동유연성을 높이려는 한국 정부의 정책은 기업 생산성을 높여줄 것”이라고 했다.

만 부문장은 “특히 서비스업에서 많은 일자리가 창출돼야 하는데 한국의 서비스업 생산성이 너무 낮다”며 “서비스업 생산성을 높이는 게 한국 경제의 과제”라고 덧붙였다.

박한신 기자 han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