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브랜드 '알렉산더 맥퀸'
여행과 고독을 테마로 디자인
블랙·네이비·흰색 주로 써
해골무늬 스카프·티셔츠 인기
벨기에 브랜드 '드리스 반 노튼'
화려한 자수 장식+실크 블라우스
야자수·빨간 입술 무늬 넣어
도발적이면서 강렬한 이미지
[ 임현우 기자 ] “이제는 므네상스(Menaissance)의 시대.” 남성들의 자신의 외모와 스타일을 가꾸는 것이 대세가 되면서 패션계에서는 남성(male)과 르네상스(renaissance)를 합친 이 신조어가 회자되고 있다. 백화점에 남성만을 위한 매장이 속속 생겨나고, 지금까지 여성들을 열광시킨 패션 브랜드들이 이제 ‘남심 저격’에 나선 것이 ‘므네상스 시대’가 활짝 열렸음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요즘 젊은 남성은 전통적인 명품보다는 자신의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새로운 브랜드를 선호한다. 영국의 유명 패션 브랜드 ‘알렉산더 맥퀸’과 벨기에에서 온 ‘드리스 반 노튼’은 이런 트렌드의 중심에 서 있다.
신세계백화점 본점은 지난해 국내에서 처음으로 알렉산더 맥퀸과 드리스 반 노튼의 남성 전문 매장을 열었다. 과거에는 한 매장에서 남성과 여성 컬렉션을 함께 판매했지만 남성 소비자를 잡기 위해 매장을 따로 독립시킨 것이다.
알렉산더 맥퀸은 2011년 케이트 미들턴 영국 왕세자빈의 웨딩드레스로 선택돼 여성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데 이어 최근에는 특유의 해골무늬 티셔츠와 스카프, 화이트 스니커즈 등으로 남성들을 열광시키고 있다. 특히 하얀색 오버사이즈드 스니커즈는 큼지막한 솔에 금장 로고 프린트가 돋보이는 인기 상품이다.
하수지 알렉산더 맥퀸 남성컬렉션담당 과장은 “여성에게 인기를 끌던 해골무늬 스카프나 스웨트셔츠 등이 남성에게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며 “무난한 제품 대신 자신만의 스타일을 찾는 이들에게 인기”라고 전했다.이번 시즌 알렉산더 맥퀸의 남성 컬렉션은 ‘여행’과 ‘고독’을 소재로 삼았다. 물의 세
계와 해군의 모험심을 표현하기 위해 세일러와 레슬링 선수의 이미지를 차용했고, 자신의 정체성을 각인하기 위해 활용되는 타투에서도 영감을 얻었다. 컬렉션 전반에 바다 색 瓚?화이트, 블루, 블랙, 네이비를 썼다.
드리스 반 노튼은 1990년대 프랑스에서 ‘벨기에 디자인 붐’을 일으킨 주인공으로 꼽힌다. 앤트워프 왕립예술학교 출신 디자이너의 옷답게 에스닉 터치를 활용한 이국적인 느낌의 원단, 화려한 자수 장식, 완벽한 이미지의 슈트, 로맨틱한 실크 블라우스 등으로 잘 알려졌다.
이번 시즌 남성 컬렉션은 20세기 초 유럽에서 기존의 관습을 거부하는 문예예술 운동으로 퍼졌던 ‘다다이즘(Dadaism)’을 소재로 했다. 컬렉션 전반에 레오파드, 야자수, 타탄, 페이즐리 등의 무늬와 빨간 입술, 랍스터, 비틀스, 눈과 같은 디테일을 사용해 강렬한 느낌을 주고 있다. 요즘 젊은 남성들이 추구하는 반항적이고 도발적이면서 댄디한 느낌의 패션을 선보이고 있다.
드리스 반 노튼 측은 “메릴린 먼로, 살바도르 달리와의 가상 교감을 통해 초현실주의를 보여주며 스키아파렐리, 엘비스, 존 라이든 등의 창의적인 선동가들을 상징적으로 표현했다”며 “인습 타파주의, 로큰롤, 도발적인 세계, 격식을 차린 듯하면서도 건방진 느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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