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4억에…유동성 확보 위해 현대증권 주식담보 327억 차입도
[ 김보라 기자 ]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현대상선이 29일 자구계획의 일환으로 현대아산 지분을 현대엘리베이터에 전량 매각했다. 또 보유 중인 현대증권 주식을 신탁담보로 현대엘리베이터에서 327억여원을 차입했다. 현대아산 지분 매각과 현대증권 주식 담보 차입으로 현대상선은 약 700억원을 조달했다.
현대상선은 이날 보유 중인 현대아산 주식 808만7753주 전량을 계열사인 현대엘리베이터에 처분했다고 공시했다. 주식 매각 대금은 374억원이다. 이로써 현대엘리베이터는 현대아산 주식 1617만5504주(67.58%)를 보유한 최대주주가 됐다. 현대상선은 지난해 11월 같은 방식으로 현대아산 주식 808만7751주를 현대엘리베이터에 처분했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현대아산 지분을 매각했다”며 “당장 부채비율이 낮아지지는 않지만 유동성을 확보했으며,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자구안을 곧 채권단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대상선은 현대아산 주식 전량을 현대엘리베이터에 넘기면서 사실상 중간 지주회사 역할을 상실하게 됐다. 현대그룹은 현정은 회장→현대엘리베이터→현대상선(자회사)→현대아산·현대증권·현대유엔아이·현대엘앤알 등 손자회사로 이 沮測?지배구조를 갖추고 있었다. 현대엘리베이터가 지주회사이지만 사실상 현대상선이 주요 계열사를 거느리는 구조였다.
현대상선은 지난해 말 현대엘앤알 지분을 모두 현대엘리베이터에 매각했고, 올해는 현대증권 지분 매각을 앞두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가 손자회사 지분을 매입하면서 현대상선은 손자회사와 같은 위치가 됐다. 현대증권 지분을 매각하면 현대상선이 보유한 지분은 현대종합연수원, 현대유엔아이, 현대경제연구원 정도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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