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하우시스 등 실적 부진에 주가 하락
건설·조선·해운 발표 남아 투자자들 불안
"일회성비용 털고 바닥다진 기업 반등 기대"
[ 심은지 기자 ]
주요 상장사의 ‘실적 쇼크’에 투자자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지금까지 작년 4분기(10~12월) 실적을 발표한 기업의 절반 이상이 ‘어닝쇼크(증권사 추정치 평균보다 10% 이상 낮은 실적)’를 기록한 탓이다. 중국 등 해외 증시 불안으로 자금수급 여건이 나빠진 상황에서 기업들의 실적마저 줄줄이 예상치를 밑돌면서 한동안 약세장이 지속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9일 금융정보 제공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지난 28일까지 작년 4분기 실적을 발표한 82개 상장사 중 44곳(53.65%)이 어닝쇼크를 냈다. 시장 기대치보다 좋은 ‘어닝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보여준 곳은 14개사에 그쳤다. 시장의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에 부합한 실적을 내놓은 상장사는 24곳이었다.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업종 대표주들이 무더기로 어닝쇼크를 내면서 시장에 먹구름이 짙어졌다. LG하우시스의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은 215억원으로 증권사 추정치 평균(397억원)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에쓰오일(컨센서스 대비 -87.75%)과 호텔신라(-68.77%) 기아자동차(-14.56%) 현대제철(-10.28%) 등도 시장 기대에 크게 못 미쳤다.
어닝쇼크 기업들의 주가는 이날 큰 폭으로 떨어졌다. 호텔신라는 1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 발표에도 불구하고 8.70% 빠졌다. LG하우시스와 기아차는 각각 4.84%, 4.75% 하락했다. 코스닥기업 중에는 정보기술(IT) 소프트웨어업체 웹젠과 한글과컴퓨터 등이 컨센서스를 50% 넘게 밑도는 저조한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집계됐다.
증권가는 저유가와 위안화 환율 급변동, 미국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 등 시장 불안을 키울 만한 변수가 여전한 가운데 실적 불확실성까지 더해졌다며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건설 조선 해운 등 ‘어닝쇼크 단골손님’이 된 업종 내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남아 있는 점도 불안을 키우고 있다. 김성환 부국증권 연구원은 “기존 악재들이 사라지지 않은 상황에서 주요 상장사의 어닝쇼크가 이어진다면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주요 상장사의 4분기 실적 악화에 지나치게 민감한 반응을 보일 필요는 없다는 시각도 있다. 통상 4분기에 일회성 비용을 대거 포함시키는 일이 많은 데다 실적 부진을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구조조정의 계기로 삼을 수 있다는 점에서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해 실적 바닥을 다진 기업들이 올해 좋은 실적을 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어닝쇼크의 그늘에 가려졌지만 ‘깜짝 실적’을 거둔 기업들도 있다. 영화 제작·배급사 쇼박스와 음원 유통회사 로엔엔터테인먼트는 작년 4분기에 컨 씔?볶릿?각각 65.97%, 25.49% 많은 영업이익을 올렸다. 현대차그룹 계열 광고회사 이노션도 기대 이상의 실적을 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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