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마이너스 금리' 한국경제 영향은…수출에 노란불?

입력 2016-01-29 17:31
일본은행(BOJ)이 29일 최초로 마이너스 기준금리 시대를 열었다. 한국 경제가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중국의 위안화 약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이번 일본의 금리 인하로 엔화 가치가 하락해 한국 수출기업의 경쟁력에는 위협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그러나 유럽에 이어 일본이 양적완화를 통한 경기부양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만큼 국내 증시에는 단기적으로 긍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일각에서는 일본계 자금이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곳을 찾아 한국 시장으로 유입되는 '엔 캐리 트레이드' 가능성을 점치는 목소리도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과는 상반되게 유럽과 일본이 양적완화 움직임을 보이면서 외환시장 불확실성이 커져 우리 당국의 긴밀한 대응 노력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 도입 이후 가장 우려되는 것은 우리 기업의 수출이다.

안 그래도 수출이 부진한데 엔저로 일본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면 더 나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일본은행이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하기로 했다는 발표 직후 달러·엔 환율은 단숨에 120엔대로 뛰어올랐다.

이와 동시에 1000원대에서 거래되던 원·엔 환율은 100엔당 20원 이상 급락했다.

이날 오후 4시 30분 현재 원·엔 재정환율은 오전 6시 뉴욕시장 종가보?24.03원 내린 100엔당 992.70원에 거래됐다.

원·달러 환율도 전날보다 9.4원 떨어진 달러당 1199.1원으로 장을 마쳤다.

엔화 가치는 급격히 하락하고 원화 가치는 상승한 것이다.

엔저에 따른 일본 제품의 가격 경쟁력 개선은 한국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중국의 성장 둔화 등 글로벌 경기 부진에 따른 수출 급감은 지난해 성장률을 2%대로 떨어뜨린 가장 큰 요인이다.

부진한 수출은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을 1.2%포인트나 깎아 먹었다.

문제는 엔화뿐만 아니라 위안화 약세도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한·중·일이 수출경쟁을 하는 상황에서 원화가 상대적으로 가장 강세가 된다면 치명적일 수 있다.

수출 영향보다는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이 커지는 점에 더 유의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지만수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엔화 추가 약세에도 한국 수출에는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며 "엔화와 위안화의 동반 약세로 환율 불안이 더 커진 점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본이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하기로 한 것은 한국은행이 추후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데 인하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한은은 지난 14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연 1.5%로 7개월째 동결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금리 인상을 시작한 상황에서 외국인 자금이탈 우려가 있어 금리를 더 내리기 어려운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주 유럽중앙은행(ECB)은 추가 양적완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어 이번에 일본까지 적극적으로 돈 풀기에 나서면서 한국은 그야말로 '샌드위치' 신세가 됐다.

국내 증시는 일본 금리인하로 인한 유동성 증가의 영향을 받게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유럽에 이어 일본까지 주요 국가 중앙은행들이 경기부양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만큼 국내 주식시장은 단기적으로 긍정적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낮은 금리의 엔화를 빌려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의 자산에 투자하는 '엔 캐리 트레이드'로 국내 증시에 자금이 유입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일본은행의 마이너스 금리 도입이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이 혼재한 만큼 환율 관리에 신경 써야 할 때라고 말했다.

수출 증대를 위해 원·엔 환율이 떨어지지 않도록 신경 써야 하지만 원화 가치가 지나치게 떨어지면 국내에서 외국인 투자자금이 빠져나가는 만큼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 도입으로 엔저 불안이 당장 심화할 것으로 보진 않는다면서도 국제 금융 시장 상황을 주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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