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수빈 기자 ]
신세계백화점은 쇼핑을 문화로 이끌어온 남다른 노력만큼이나 사회공헌활동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2014년엔 중소기업 협력사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25억원의 동반성장 투자재원을 내놓았다. 이 자금은 협력사 생산성 향상을 위한 시설투자와 기술·경영 자문, 임직원 교육·훈련 등 인적자원 개발, 복지 향상 등에 쓰이고 있다.
중소기업이 판로를 개척할 수 있도록 지원도 강화하고 있다. 소비자와 업체 모두에 유익한 ‘윈윈 솔루션’을 찾는 방식으로 추진한다. 새 디자이너를 발굴하는 ‘신진 디자이너 페어’는 재능 있는 디자이너들의 데뷔무대이자 소비자에겐 새롭고 신선한 패션을 접할 수 있는 행사다.
‘중소기업 우수상품전’은 좋은 상품을 개발하고도, 팔지 못하는 중소기업에 판로를 제공하고, 소비자는 양질의 제품을 싸게 구입하는 장이다. 직거래 장터인 ‘파머스마켓’을 운영, 농가와 소비자를 잇는 가교 역할도 하고 있다. 파머스마켓은 전통시장처럼 생산자가 직접 팔기 때문에 농가는 중간 유통비가 필요 없고, 소비자는 최대 40% 싼 가격에 신선한 농산물을 구입할 수 있는 기회다.
전통시 ?살리기에도 적극적이다. 서울 소공로 본점, 인천점, 광주점 등 전국 주요 점포별로 인근 전통시장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전통시장 부흥에 나섰다. 상품 진열방식 등 백화점이 가진 노하우를 시장 상인들에게 전수해 자생력을 키우고 있다.
남대문시장의 홍삼 판매점 ‘서울상회’가 경영 현대화 지원을 받은 대표 업체다. 서울상회는 신세계백화점의 조언을 받아 중국어 현수막을 설치하고, 구매시 가품 여부를 확인하는 중국인들의 특성을 고려해 현수막에 ‘한국 홍삼 정품’이라는 문구를 넣었다. 상품 진열도 대대적으로 바꾸고, 고객 동선에 맞게 출입문 위치를 옮기는 등 변신을 통해 순항 중이다. 우수 상품 발굴 및 홍보, 시설 개선 지원 등 전통시장 특성화 지원활동도 이어나가고 있다.
디자인 재능기부를 통해 ‘하얀연꽃 맑은술’, ‘산내울 사과애’, ‘감홍로’ 등 전통주 패키지를 새롭게 디자인해 호응을 이끌어낸 것도 신세계백화점의 작품이다. 신세계는 한국 전통주에 대한 관심이 남다르다. 2013년 8월 한국전통주진흥협회와 활성화 MOU를 체결하고 현대화와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다. ‘전통주는 촌스럽다’는 인식을 없애기 위해 디자인부터 바꿨다. 반응은 컸다. 새 옷으로 갈아입은 전통주는 고급 이미지를 구축하고, 중국 수출도 성사됐다. 2014년에는 전통주 전문매장 ‘우리술방’을 본점과 부산 센텀시티점에 열었고 작년에는 광주점에 열어 전통주 명가들과 협력을 이어나가고 있다.
장재영 신세계백화점 사장은 지난해 말 동탑산업훈장을 받았다. 국가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자에게 산업통상자원부가 주는 상이다. 중소기업·전통시장과 동반성장한 공이 크다는 게 수훈 사유다. 유통업계에서 동반성장 분야의 산업훈장을 받은 것은 장 사장이 처음이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라는 개념이 생소했던 15년 전부터 계속된 노력을 외부에서도 인정해준 결과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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