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번이 고개 숙였던 김무성, 이번엔 '공천 승부수'?

입력 2016-01-27 18:35
'공천위원장 선임' 친박과 충돌
"모욕·수모 견디며…" 불만 표출


[ 이정호 기자 ]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4·13 총선 공천 문제를 놓고 당내 친박근혜(친박)계와 신경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9월 안심번호공천제 도입과 공천제도특별위원회 구성 및 공천룰 논란에 이어 최근 공천 실무를 총괄할 공천관리위원장 선임을 놓고 친박계와 충돌하고 있다.

김 대표는 지난 26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중장기 경제아젠다 추진 전략회의’에 참석해 “공천권에 발목 잡힌 국회의원에게 정치적 철학과 소신을 굽히지 말라는 뜻에서 내가 지금 온갖 모욕과 수모를 견뎌가며 100% 상향식 공천을 완성했다”고 말했다. 전략공천 필요성을 제기하며 자신의 상향식 공천 방침을 비판하는 친박계에 대한 불만을 드러낸 것이다.

김 대표는 2014년 7월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 도입을 최우선 공약으로 내세워 당권을 잡았다. 오픈프라이머리 도입이 무산되자 정치적 마지노선으로 삼은 것이 후보자 간 경선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상향식 공천이다.

김 대표는 당 대표 취임 이후 당청 갈등 조짐이 나타날 때마다 청와대에 고개를 숙였지만 공천룰과 관련한 이견에선 강戀構?대응했다. 2014년 10월 중국 상하이에서 개헌 필요성을 언급했다가 청와대가 반발하자 하루 만에 뜻을 접었다. 작년 6월 국회법 파동 당시 박근혜 대통령과 유승민 전 원내대표가 맞서자 박 대통령 편에 서기도 했다. 하지만 9월 김 대표는 여야 대표가 합의한 안심번호공천제를 청와대가 비판하자 “당 대표에 대한 모욕은 오늘까지만 참겠다”고 경고하는 강수를 뒀다.

김 대표는 친박계와 비박근혜(비박)계가 이견을 보인 공천 경선룰과 관련, 국민 여론조사 비율을 최대 100%까지 높일 수 있도록 하는 안을 관철시켰다. 하지만 김 대표가 고수하는 상향식 공천제에 대한 친박계 공격은 계속되고 있다. 친박계는 김 대표가 “전략공천은 절대 없다”고 하면서 전략공천과 다름없는 ‘험지출마론’을 제기하는 등 자신 스스로 원칙과 명분을 훼손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공천관리위원장 선임을 놓고도 친박·비박 간 힘겨루기가 진행 중이다. 친박계는 적임자로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이한구 의원을 꼽는 반면 비박계는 김황식 전 총리, 이석연 전 법제처장, 김능환 전 중앙선거관리위원장 등 원외 인사를 밀고 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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