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중국-러 육상 운송로 확보
삼성·인천시, 중국·러와 MOU
[ 김인완/남윤선 기자 ]
한국에서 러시아로 상품을 수출할 때 걸리는 기간이 지금보다 15일 단축된다. 중국과 러시아를 잇는 육상 운송길을 개척한 덕분이다.
인천시와 삼성전자는 27일 중국 다롄에서 다롄시, 러시아 칼루가주, 하얼빈 철로국 등과 ‘한·중·러 국제물류 루트 구축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인천항에서 다롄까지 배로 물건을 실어 나른 뒤 만주횡단철도(TMR)와 시베리아횡단철도(TSR)를 거쳐 러시아로 물건을 옮기는 새로운 운송 루트가 열렸다. 이 루트를 이용하면 20일이면 상품을 러시아로 실어 나를 수 있다. 지금까지는 부산항에서 동해를 지나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운반한 뒤 시베리아횡단철도로 모스크바까지 운송했다. 기간은 약 35일이 걸렸다. 새 루트 개척으로 15일이 단축된다.
삼성전자는 이날 다롄에서 삼성화물열차 개통식을 열고 가전제품을 쌓은 40피트짜리 컨테이너 52개를 실은 열차를 모스크바로 출발시켰다. 삼성전자는 가전 완제품이나 러시아 공장에서 쓸 부품을 이 루트로 실어 나를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러시아 칼루가에 TV 등 ?생산하는 가전공장을 두고 있다. 이곳에서 모든 종류의 가전제품을 생산하는 것이 아니어서, 일부는 국내에서 제작해 러시아에 수출하고 있다. 또 TV에 들어가는 디스플레이 등도 한국에서 러시아로 보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육로 운송은 바다로 가는 것보다 빠를 뿐 아니라 습기 등의 영향도 적어 더 안전하다”며 “수송 물량을 늘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35일 걸리던 모스크바행, 한~중~러 연결 20일로
인천시는 인천항을 기점으로 새로 개통된 한·중·러 운송루트를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LG전자, 쌍용자동차 등 한국 기업의 수출 운송루트로 활성화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러시아뿐만 아니라 유럽까지도 육로운송을 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유럽철도가 러시아와 연결돼 있어 물동량이 많아지면 이를 연결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인천시는 이를 위해 이날 중국 다롄시 및 러시아 칼루가주와 국제물류 운송루트 구축에 적극적인 행정지원을 위한 선언문을 채택했다. 이 루트가 활성화되면 3개 도시의 물동량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인천시는 예상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2013년 주창한 ‘유라시아 이니셔티브’가 처음으로 구체화됐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는 한국, 중국, 러시아 등 유라시아 역내 국가 간 경제 협력을 통해 경제를 활성화하고, 북한에 대한 개방을 유도한다는 박 대통령의 구상이다.
홍순만 인천시 경제부시장은 “한·중·러 운송루트 구축은 한국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정책’과 중국의 ‘일대일로’ 전략의 실현이기도 하다”며 “인천항과 다롄항의 물동량 증가로 양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인천=김인완/남윤선 기자 iy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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