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모바일인헨싱팀 부장 "기어VR로 가상현실 보급·생태계 구축 앞장"

입력 2016-01-27 07:00
인터뷰


[ 전설리 기자 ]
이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쇼 ‘CES 2016’에서 가장 인기가 높았던 곳은 가상현실(VR) 체험관이었다. 삼성전자 오큘러스 등이 마련한 VR기기 체험관은 하루종일 관람객으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삼성전자 ‘삼성 기어VR’ 체험관에는 개막 첫날인 지난 6일에만 1만여명이 방문한 것으로 집계됐다. 체험관엔 에버랜드 놀이기구 ‘우든 코스터’와 ‘호러 메이즈’ 등 다양한 콘텐츠를 기어VR로 즐길 수 있는 4차원 의자 36석을 마련했다. 영상에 따라 의자가 움직이도록 해 관람객이 더 실감나게 가상현실을 경험할 수 있게 했다.

시장조사업체 슈퍼데이터는 최근 “올해가 VR기기 상용화 원년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기어VR 개발을 주도한 강원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모바일인헨싱팀 부장(사진)은 이 같은 전망을 반박했다. “원년은 삼성전자가 기어VR을 대폭 낮은 가격에 선보인 작년”이란 것이다. 삼성전자는 작년 11월 말 기어VR을 국내 시장에서 판매하기 시작했다. 신제품 가격은 12만9800원. 2014년 말과 작년 초 선보인 ‘삼성 기?R 이노베이터 에디션’ 제품에 비해 가격을 절반가량 낮췄다. 장착해서 이용할 수 있는 스마트폰 종류는 대폭 늘렸다. 갤럭시노트5 갤럭시S6 갤럭시S6엣지 갤럭시S6엣지플러스 등 4종과 연동할 수 있다. 콘텐츠 종류도 수천개로 확대했다.

CES 전시장에서 만난 강 부장은 “삼성전자가 VR기기 가격을 대폭 인하한 것은 기기 보급과 생태계 구축을 위해서”라고 말했다. 이를 통해 개발자들에게 VR기기 시장이 커질 것이란 확신을 심어줘 앱(응용프로그램) 개발에 나서도록 독려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기기가 많아져야 좋은 콘텐츠(앱)가 늘고 콘텐츠가 확대돼야 기기가 더 많이 보급된다”며 “이런 선순환 구조를 확립하는 데 삼성전자가 앞장서고 있다”고 했다.

최근 값싼 중국산 VR기기 등이 시중에 유통되는 등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고 하자 “기술력 차이가 분명히 있다”고 강조했다. 강 부장은 “영상이 이용자의 움직임에 따라 자연스럽게 이동하도록 구현하고 오래 봐도 어지럽지 않도록 하는 것은 쉽지 않은 기술”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게임이나 동영상을 감상하는 데 그치지만 머지않아 가상현실 내에서 소통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예컨대 가상현실 안에 있는 물체를 만져 움직여보는 등 가상현실을 조작할 수 있는 기술이 보편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가상현실을 느낄 수 있는 감각이 시각과 청각에서 후각 촉각 등으로 확장될 것이란 설명이다.

강 부장은 “이런 기술을 적용하면 교육이나 훈련 현장 등에서 VR기기를 폭넓게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박물관에서 이순신 장군의 판옥선을 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전투 현장에 투입된 판옥선 갑판에서 장수가 돼 명령을 내리는 가상 체험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했다.

올해 CES에선 처음으로 VR 전용 전시장이 마련돼 48개 업체가 관련 제품을 전시했다. 이번 전시회에 처음 참가한 미국 항공우주국(NASA)도 우주선을 체험할 수 있는 콘텐츠를 선보였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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