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철 이사 수요 몰려…95㎡ 전셋값 2년새 5억→7억5000만원까지 껑충
재건축 기대감에 집값도 상승
3.3㎡ 평균 매매가 2554만원
1년전보다 200만원 이상 올라
[ 김진수 기자 ] 최근 서울 양천구 목동신시가지 7단지 전용 101㎡ 아파트는 8억원(매매가격 11억원)에 전세 계약이 이뤄졌다. 1986년 완공돼 재건축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단지다. 지은 지 30년이 지난 아파트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이 72%에 달하는 것이다. 재건축 대상 아파트는 투자 가치 때문에 집값은 높지만 실거주 가치인 전세가격은 낮은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학군 선호도가 높은 목동신시가지는 한겨울에도 수요자가 몰리며 전셋값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학군 수요로 전세 강세
26일 목동 일대 중개업소에 따르면 최근 전세 물량이 평형별로 한두 가구가 나오고 있다. 오는 3월 개학을 앞두고 이사를 결심한 세입자들의 계약이 지난달 많이 이뤄진 뒤 전세시장에 다소 숨통이 트이고 있다.
목동 일대 아파트 매매가격(한국감정원 기준)은 지난달 이후 보합세다. 반면 전세가격은 한 달 사이에 ㎡당 531만원에서 538만원으로 1.3% 올랐다. 2년 전 5억원대였던 전용 95㎡의 전세가격은 7억~7억5000만원 선으로 뛰었다. 소득 심사를 강화하는 내용의 가계부채 관리방안 시행 방침이 지난달 발표된 이후 잔뜩 움츠러든 서울의 전반적인 부동산 시장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무엇보다 학군이 좋아 영등포·구로구는 물론 경기 부천 등의 이주 수요가 꾸준하다. 신서·경인·월촌·목운초등학교와 월촌·양정·목운·신서중학교, 강서·영일·대일·목동고등학교, 진명여고 등이 주변에 있다. 목동 H공인 실장은 “학군 이주 수요 때문에 전세에 대한 관심이 연중 지속된다”며 “전세가격이 일정 수준을 유지하다 보니 매매가격도 높게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재건축 계획안 마련 착수
목동신시가지는 1980년대 순차적으로 입주한 서울 서남권의 대표적 택지개발지구다. 목동과 신정동 일대 14개 단지에 전체 부지면적만 2.09㎢에 달한다. 아파트는 총 2만6629가구로 평형도 전용면적 47~158㎡로 다양하다.
2014년 ‘9·1 부동산 대책’ 후속으로 작년 5월 재건축 가능 연한이 40년에서 30년으로 단축되면서 목동신시가지 아파트가 수혜 단지로 꼽히고 있다. 지난해 1단지는 재건축이 가능해졌고 올해 2~6단지의 재건축 연한이 도래한다.
목동신시가지 아파트는 용적률이 117~164%로 낮은 편이고 대지지분은 넓다. 하지만 일반통행로 위주 도로체계, 안양천변 교통체증, 주차장 부족 등은 약점이다.
건설업계에선 목동택지개발사업지구 지구단위계획 재정비 연구용역이 본격적으로 시작돼 2018년 6월에는 전반적인 계획안이 마련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개별 단지는 지구단위계획 재정비 승인이 떨어지면 재건축 연한 시기에 맞춰 사업을 진행하게 된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목동신시가지 아파트는 5층의 저층과 20층 이하 중층 아파트가 혼재해 있고 용적률이 낮아 서울 개포지구와 반포지구에 이어 관심을 끄는 재건축지구”라면서도 “지구단위계획 정비에 시간이 걸리고 개별 단지의 특성과 입지여건이 다른 점에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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