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급여 14년 만에 줄었지만 '순익 4배' 도요타와 여전히 비슷

입력 2016-01-26 17:30
기아차·모비스도 급여 줄어

"성과 연동 임금체계 확립해야"


[ 강현우 기자 ] 현대자동차 직원 급여가 지난해 14년 만에 줄어든 것은 그동안 매년 자동으로 급여가 인상되던 관행에서 벗어나 성과에 연동한 급여를 일부 도입한 결과다. 하지만 현대차의 이익 대비 직원 평균 연봉이 높은 데다 여전히 호봉제를 기반으로 삼고 있는 만큼 임금 체계를 성과 중심으로 완전히 개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현대차는 지난해 성과급을 크게 줄여 평균 연봉을 낮췄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해 임금 및 단체협상에서 기본급 8만5000원 인상(호봉 승급분 포함), 성과·일시금으로 ‘통상급의 400%+400만원+주식 20주’를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기본급은 연간 기준 102만원 올랐지만 성과·일시급이 평균 300만원가량 줄어들면서 연봉도 200만원 정도 내려갔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주요 계열사인 기아자동차, 현대모비스, 현대제철 등의 직원 평균 연봉도 현대차와 비슷하게 200만원가량 줄어든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현대차 직원의 평균 연봉은 회사가 벌어들이는 이익 규모에 비해 높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여전하다. 도요타는 지난해 성과급을 제외한 평균 연봉이 838만엔(약 8710만원)이었다. 도요타가 지난해 2조7500억엔(약 28조6000억원)의 순이익을 바탕으로 적잖은 성과급을 지급하면서 직원 평균 연봉은 현대차를 소폭 웃도는 것으로 전해졌다. 도요타의 이익이 현대차 이익의 네 배에 이르지만 임금은 약간 높은 수준에 불과하다. 도요타 노조는 하지만 올해 상황이 만만치 않다고 보고 기본급을 3000엔(약 3만8500원)만 인상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인상폭은 지난해의 절반 수준이다.

독일 완성차업체들은 성과급 비중이 50%를 웃돈다. 지난해 기본 연봉은 5만유로(약 6600만원) 안팎이며, 회사와 개인의 성과에 따라 최대 6만유로(약 7900만원)까지 지급했다.

김동원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현대차가 글로벌 경쟁력을 가지려면 성과에 연동하는 임금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