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정현 증권부 기자) 올해도 국내 화장품업체들은 중국 시장을 공략하며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화장품 대장주인 아모레퍼시픽은 연초 급락장에 40만원선은 내줬지만 코스피 하락폭에 비해서는 양호한 주가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LG생활건강도 지난 11일 90만원대로 떨어지면서 황제주 자리에서 내려오긴 했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수가 이어지면서 90만원대 중반을 지키고 있습니다.
증권사들은 올해도 주요 화장품주들은 실적 개선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하지만 주당 수십만원에 이르는 주가가 부담스럽거나 주가수익비율(PER) 50배가 넘어 불안하다면 화장품주와 공생 관계에 있는 ‘악어새’ 종목을 눈여겨 볼 필요도 있습니다.
화장품과 함께 커갈 대표적인 ‘악어새’ 종목으로는 파우더 등을 펴 바르는 퍼프 제조사 덕성, 화장품 용기를 만드는 연우, 화장품용 알코올을 생산하는 한국알콜 등이 꼽힙니다. 덕성의 주가는 최근 1년 사이 3배 이상 뛰었지만 지난해 최고가(1만5250원) 대비로는 절반 가까이 떨어진 상태입니다.
1966년 합성피혁 회사로 출발한 덕성은 2013년 화장품용 소재를 개발했습니다. 지난해 국내 화장품 회사에 퍼프를 공급하기 시작하면서 시장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죠. 퍼프는 선크림, 파운데이션 등 기초 메이크업 제품을 피부에 바를 때 쓰는 특수 스펀지 재질 제품이입니다.
김승 SK증권 연구원은 “덕성이 국산화에 성공하기 전까지는 국내 업체들이 퍼프 소재를 일본에서 수입해왔다”며 “해외 화장품 업체와도 납품 계약을 논의하고 있어 올해 퍼프 매출이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습니다.
작년 11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연우의 지난 25일 종가는 4만1300원입니다. 공모가(2만5200원) 대비 60% 넘게 뛰었지만 여전히 성장 가능성은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1990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내용물이 일정하게 나오는 화장품용 펌프 용기를 개발해 시장점유율 1위(36%) 자리를 지키고 있는 회사이기 때문입니다. 연우는 2008년에는 튜브형 용기 사업에 진출했고 의약품용기, 식품용기 등으로 사업다각화도 추진 중입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스몰캡(중소형주) 팀장은 “화장품 용기 시장의 연평균 성장세(5.3%)가 화장품 시장(4.1%)을 웃돌고 있다”며 “확고한 시장 지배력과 국내외 400여곳의 고객사를 확보한 것도 강점”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주정(소주의 원료) 페인트 잉크 등에 쓰이는 초산에틸과 초산부틸 등을 생산하는 한국알콜도 ‘화장품 악어새’에 포함됩니다. 한국알콜은 국내 유일의 화장품용 알코올 생산 기업이기 때문입니다. 주정사업도 안정적이지만 화장품과 의약품에 사용되는 공업용 에탄올이 이 회사의 성장동력으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화장품주들의 급성장에 매수 기회를 놓쳤다면 올해는 화장품과 함께 매출 증가가 기대되는 주변주들로 관심을 넓혀 보는 것도 방법일 것 같습니다. (끝) /h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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