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공무원 최고 꽃보직 '구청 국장'

입력 2016-01-22 18:05
서울 구청은 요즘…

서울 본청선 과장급인데…구청 가면 '넘버3'

과장급 파견근무 인기 치솟아
구청당 1~2개…자리경쟁 치열


[ 강경민 기자 ] 서울 A구청에서 근무하다 지난해 서울시 본청으로 파견 온 B과장은 요새 구청으로 복귀할 날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구청에서 근무할 때 B과장의 직급은 국장. 하지만 구청에서 시청으로 파견되면서 보직이 한 단계 하향 조정됐다. B과장은 “구청에서 근무할 때는 구청장과 부구청장 외에는 눈치 볼 사람이 없었다”며 “시청은 수십명의 국장과 과장이 있다 보니 제대로 목소리도 내지 못한다”고 털어놨다.

서울시 공무원 사이에서 구청 국장 보직 인기가 갈수록 치솟고 있다. 시 과장급 간부가 가장 원하는 ‘꽃보직’이라는 게 구청 관계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4급 서기관인 구청 국장은 해당 자치구에선 ‘넘버3’ 직급이다. 시에선 100명이 넘는 과장 중 한 명에 불과하지만 구청에선 상위 직급이 구청장과 부구청장(2~3급) 두 명뿐이다. 더욱이 구청 국장은 평균 5~6명 정도다. 시 본청 국장급 간부가 40명을 넘는 것과 비교된다. 구청 내부 승진자를 제외하면 시청에서 파견 나갈 ?있는 국장 보직은 구청당 한두 개에 불과하다. 시 간부들의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

구청의 부하 직원 수는 적지 않다. 서울 구청당 직원 수는 평균 1500여명이다. 구청 관계자는 “구청 국장 보직 직급이 서기관이라 할지라도 파워는 시청 국장의 몇 배에 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무량은 시청보다 훨씬 적다는 것이 구청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시 본청에 비해 언론 및 시민단체의 감시도 거의 받지 않는다.

구청 국장 보직은 고시 출신보다 비(非)고시 출신 공무원이 상대적으로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7급 공무원 출신이 서기관(4급)으로 승진하는 연령대는 대개 40대 후반이나 50대 초반이다. 구청 국장을 지낸 7급 출신의 시 간부는 “마흔 안팎의 젊은 고시 출신 과장과 경쟁하느니 구청에서 대접받으면서 지내려 하는 간부도 적지 않다”고 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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