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학 졸업자의 취업 내정률이 5년 연속 상승세다. 지난해 12월1일 시점으로 올 3월 졸업 예정인 대학생의 취업내정률이 80.4%로 전년 동기 대비 0.1%포인트 올랐다고 한다. 더구나 대기업의 신입사원 채용은 거의 끝나가지만 중소기업 채용이 이어지고 있어 이런 추세라면 졸업 시점 취업내정률은 전년과 같은 96.7% 수준이거나 이를 웃돌 것이라는 게 일본 정부의 전망이다. 이 정도면 사실상 모두 취업이 가능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구인난으로 한국 인력 채용에 나선 한 일본 증권사를 보면 일본 대졸자는 회사를 골라서 간다는 말도 과장으로 들리지 않는다.
일본의 상황은 취업이 안 돼 대학 졸업을 기피할 정도라는 한국과는 대조적이다. 교육부가 2014년 말 기준으로 2013년 8월 졸업자와 2014년 2월 졸업자 전체를 조사한 고등교육기관 취업 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대학 취업률은 64.5%로 2년째 내리막길이다. 그나마 취업이 괜찮다는 전문대 취업률도 67.8%에 그쳤다. 한·일 간 청년실업률 격차는 더 뚜렷하다. 한국의 지난해 청년실업률은 9.2%인데 비해 일본은 5.5%에 불과했다. 심지어 한국의 체감 청년실업률은 20%대로 공식실업률을 훨씬 웃돈다는 조사도 나오지만 일본은 오히려 더 낮다고 하니 부러울 수밖에 없다.
여기에는 물론 일본의 대학진학률이 50%대로 70%가 넘는 한국보다 낮다는 점, 저출산·고령화 등의 요인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다 설명되지 않는다. 주목할 것은 일본이 노동개혁을 한 결과 경기가 살아나면서 일자리 수요가 그만큼 늘어났다는 해석이 나오는 점이다. 일본은 임금피크제, 파견법 등에서 한국과는 비교가 안 되는 개혁을 이미 단행한 바 있다. 이것이 청년 취업문 확대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하지만 한국은 정년을 60세로 연장해 놓고 임금피크제 도입은 지지부진하다. 노동개혁이 겉도는 가운데 대기업 노조 등의 고임금 투쟁과 기득권 고수로 청년 취업문은 오히려 더 좁아지고 있다. 이 나라는 청년의 ‘고용절벽’을 언제까지 방치할 작정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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