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지수 고점대비 20%넘게↓
홍콩H지수 8000선 아래로
[ 이상은 기자 ] 글로벌 금융시장에 공포감이 확산되고 있다. 21일 일본 홍콩을 비롯한 아시아 증시는 전날의 급락세를 이어갔다. 미국과 유럽 증시도 요동쳤다. 신흥국 통화가치는 대부분 떨어지고, 안전자산인 미국 달러화와 일본 엔화만 강세다. 중국 경제가 생각보다 나쁘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각국의 경기부양책이 미흡하다는 인식에 투자자들이 자금 회수에 나서는 분위기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글로벌 주식시장이 본격적으로 약세장(베어마켓)에 진입했다고 21일 보도했다. 영국과 일본, 프랑스 증시가 각각 지난해 고점 대비 20%가량 떨어졌다. 23개 선진국 증시를 반영하는 MSCI월드지수도 작년 초보다 20% 이상 떨어졌다. 고점 대비 20% 하락은 약세장을 규정할 때 가장 흔히 쓰이는 지표다.
이날도 아시아 증시에선 ‘팔자’가 압도했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2.4% 하락 마감했다. 1년3개월 만에 최저다. 전날 장중 한때 8000선 아래로 밀렸다가 8015에 마감했던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홍콩H지수)는 이날 결국 2.24% 하락한 7835.64에 마쳤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3.23% 내린 2880.48에 장을 마쳤다. 19일 잠깐 회복했던 3000선이 이틀 만에 다시 깨졌다. 한국 코스피지수는 이날 0.27% 내린 1840.53, 코스닥지수 ?0.57% 떨어진 665.84에 마감했다.
투자업계 유명 매니저들은 “더 떨어진다”는 경고를 잇달아 내놨다. 헤지펀드 매니저 레이 달리오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 대표는 “세계 경제가 장기 부채사이클의 마지막 구간(터지는 시점)에 진입했다”고 평가했다.
신흥국에선 부도 위험이 커지고 통화가치가 급락하는 등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2014년 상반기만 해도 미 달러당 30루블대였던 러시아 통화가치는 이날 한때 85.19루블까지 치솟았다. 사상 최고치다. 유가가 급격히 떨어지면서 산유국 경제의 붕괴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 원인이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