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시신한 최씨, 훼손장면 눈물,동요없이 담담히 재연

입력 2016-01-21 15:11
“친부모가 자식을 죽이고 밥이 넘어가냐” 주민탄식

“자식을 죽이고 밥이 넘어가냐”, “친부모가 어떻게 그럴 수가 있나”.
아들 최(사망 당시 7세)군을 폭행해 숨지게 한후 시신을 잔혹하게 훼손해 유기한 부모는 21일 열린 현장검증에서 이같은 주민들의 탄식 속에도 시종일관 눈물도 없고 동요 하나 없이 범행을 담담하게 재연했다.

오전 9시15분께 어머니가 아들의 시신 일부를 유기한 부천시 시민회관에서 시작된 현장검증은 부모가 시신을 훼손한 장소인 부천 전 주거지와 시신 일부를 들고 이사한 인천의 현 주거지 등 4곳을 돌며 오전 11시 35분께 끝났다. 오전 9시 25분께 두번째 현장검증 장소인 경기도 부천의 전 주거지에 도착한 아버지 최경원(34)씨와 어머니 한(34)씨는 고개를 푹 수그린 채 호송차에서 내렸다. 둘다 마스크에 모자를 푹 눌러쓰고 수갑을 찬 모습이었다.

아들을 폭행해 숨지게 하고 시신을 훼손한 장소인 다세대빌라 계단을 이들 부모는 천천히 올라갔다. 최씨는 최군이 사망하기 전날(2012년 11월 7일) 아들을 폭행한 사실을, 한씨는 컴퓨터 책상 앞에 엎드려 숨진 A군을 발견한 사실 등 범행을 담담하게 재연했다. 시신을 훼손하고 성인 남성 키만한 종이박스로 재현한 냉장고에 숨진 아들의 시신을 넣는 장면도 재연했다.

칼바람이 불어 스산한 날씨속에 인면수심(人面獸心) 부모의 얼굴을 보려는 동네 주민들은 현장검증이 시작하기 전부터 몰려 들었다. 한 주민은 “이 동네에서 28년 동안 살았지만 이런 끔직한 일은 처음이다. 친부모가 어떻게 그럴 수가 …”라며 참담한 표정을 지으며 혀를 찼다.
이들 부부는 집안에서 범행 장면을 따로따로 재연했다. 약 1시간 25분간 이어진 두번째 현장검증에서 부모중 누구도 눈물을 흘리거나 머뭇거리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현장검증때 둘다 별다른 동요는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현장검증을 마치고 먼저 나온 최씨와 한씨에게 각각 “시신을 훼손할 때 죄책감이 없었느냐”, “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는 취재진의 물음에는 입을 굳게 다물었다.

최씨는 2012년 11월 7일 부천에 있는 자신의 집 안방에서 술에 취한 상태로 최군의 얼굴을 주먹으로 때리고 엎드리게 한 상태에서 발로 머리를 차는 등 2시간 동안 폭행해 다음 날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최씨는 아들이 숨지자 집 부엌에 있던 흉기로 시신을 훼손하고 아내와 함께 이를 부천 공중화장실과 자택 냉장고 등에 나눠 유기한 것으로 조사됐다.

원미경찰서는 아버지 최씨를 폭행치사, 사체 손괴·유기,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어머니 한씨를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각각 구속했다. 이들을 22일 검찰에 송치하기 전 아버지 B씨에게 살인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부천=김인완 기자 iy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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