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수 지방행정공제회 이사장 "단기실적 집착해 우량자산 파는 실수 줄이고 부실기업 '알짜 자산'에는 투자 나설 것"

입력 2016-01-20 17:51
자본시장 리더를 만나다 - 유상수 지방행정공제회 이사장

자산규모 내년 10조 넘긴다…해외금융·대체투자팀 신설
조직운용·자산배분 시스템, 장기적 안목에서 개선할 방침

올 M&A시장서 투자 기회 엿봐…좋은 매물 잡기위해 PEF와 협력


[ 이현진 기자 ] 교자채신(敎子採薪). 땔나무 장만하는 법을 자식에게 가르친다는 뜻을 가진 중국의 고사성어다. 춘추시대 노(魯)나라에 살던 사람이 아들에게 땔감을 해오라고 시키며 “당장 일하기에는 백 걸음 떨어진 산에서 나무를 하는 것이 편하지만 오랫동안 땔감을 쓰려면 백 리 떨어진 먼 산부터 가야 한다”고 가르쳤다는 이야기에서 유래했다.

유상수 지방행정공제회 이사장(사진)은 20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올해 목표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이 고사성어를 꺼냈다. 장기적 안목을 바탕으로 한 투자 판단과 실행을 중시하겠다는 뜻이다. “그동안 공제회는 단기 실적에 집착했습니다. 2~3년 더 보유하면 더 큰 이익을 낼 수 있는데 당해 연도에 실적을 내기 위해 우량 자산을 처분하는 일도 있었죠. 앞으로는 먼 곳을 바鑿만?수익을 낼 것입니다.”

지방행정공제회는 지방 공무원의 공제회비로 기금을 꾸려 운용하고 이를 회원에게 되돌려주는 기관이다. 지난해 말 기준 총 자산 8조1773억원, 회원 수는 24만5510명이다. 공제회 중에서는 교직원공제회와 군인공제회 다음으로 규모가 크다. 내년 초에는 자산 10조원을 넘길 전망이다.

유 이사장은 날로 덩치가 커지는 공제회를 효율적으로 경영하기 위해 지난해 6월 취임한 뒤 글로벌 컨설팅업체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에 6개월간 경영 컨설팅을 맡겼다. 오는 27일 결과가 나오는 대로 △조직 △자산배분 △성과보상시스템 △운용평가지표 등을 대대적으로 개편할 계획이다.

우선 올해 조직부문에서 투자전략팀 해외금융투자팀 해외대체투자팀 등 3개팀을 신설할 계획이다. 법무 기능과 리스크관리 기능을 보강하기 위해 전문인력도 뽑는다. 장기적인 운용을 위한 시스템도 마련한다. 현행 연간 단위 성과평가를 2~3년 누적 평가로 바꾸거나 목표수익률 혹은 벤치마크 대비 성과를 평가하는 등의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주식과 대체투자 비중이 높고 채권 비중이 낮은 기존 자산배분 비중도 중장기적으로 조정할 계획이다. 현재 28.7%인 주식은 향후 5년간 25%로 줄이고 1.9%에 그치는 채권 투자는 5~6%까지 늘린다는 것. 대체투자(현재 49%) 비중은 54~57%로 확대한다.

행정공제회의 올해 목표수익률은 지난해(6.3%)보다 낮은 5.6%. 공제회원들에게 돌려줘야 하는 퇴직급여 이자율(4.08%)을 지난해보다 하향 조정한 것을 고려한 수치다. 하지만 감사원은 공제회의 투자 위험을 줄이기 위해 퇴직급여 이자율을 더 낮출 것을 권고하고 있다. 유 이사장은 “대퓻坪막?구성된 운영위원회 의결을 거쳐야 이자율을 낮출 수 있다”며 “대의원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실제 투자수익률은 3%대 후반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투자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로는 기업의 인수합병(M&A)을 꼽았다. 그는 “조선 철강 화학 쪽 기업에 투자 기회가 많을 것”이라며 “수익률이 높은 우량 자산을 선점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부실기업의 우량 자산을 사는 사모펀드(PEF)와의 협력도 강화할 계획이다.

지난해가 공제회를 파악하는 기간이었다면 올해는 본격적으로 경영에 나서는 시작점이라는 게 그의 다짐이다. 유 이사장은 “좋은 자산을 찾아 과감하게 투자하는 한편 안정적인 자산을 꾸준히 늘려 공제회의 기반을 탄탄하게 하고 싶다”며 “한번에 큰 수익을 내기보다는 작은 실수를 줄여나가자는 마음으로 한 해 살림을 꾸리겠다”고 말했다.

유 이사장은 행정고시 25회 출신으로 대전광역시 기획관리실장, 행정안전부 감사관, 세종특별자치시 행정부시장 등을 지냈다.

이현진 기자 ap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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