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무엇이 아워홈 후계자의 마음을 돌렸나?

입력 2016-01-20 14:20
복귀에 대한 父 구자학 회장의 강력한 뜻으로 알려져
구 부사장, 자녀들 중 유일하게 경영참여…후계구도 관심


[ 노정동 기자 ] 원로 경영진들과 갈등으로 보직 해임됐던 구지은 아워홈 부사장(49·사진)이 반년 만에 경영 일선으로 돌아왔다.

당분간 회사를 떠나 있을 것으로 보였던 구 부사장의 '이른' 복귀는 아버지 구자학 아워홈 회장의 강력한 의중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워홈은 지난 18일 구 부사장이 보직 해임 6개월 만에 구매식재본부장 자리를 다시 맡는다고 밝혔다. 이 보직은 구 부사장이 보직 해임되기 전 맡았던 자리로 아워홈이 공급하는 식자재 구매 등을 총괄하는 요직이다.

구 부사장은 부사장 승진 5개월 만인 지난해 7월 특별한 직책 없이 회장실로 발령이 났었다. 일각에선 구 부사장이 영입한 외부 인사와 기존 임원들과의 갈등 문제를 구 회장이 자신의 딸을 문책하는 모습으로 수습하려고 한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돈 바 있다.

당시 구 부사장은 인천공항 '푸드 엠파이어' 입점 사업을 진두지휘하는 등 지지부진했던 아워홈의 외식사업을 안착시켰다고 평가 받던 상태였다. 구 부사장이 직접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뿌듯함을 표현하기도 했다.

특히 아워홈의 핵심 자회사이자 구 부사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캘리스코를 통해 '사보텐' '타코벨' 등의 외식 브랜드 등을 선보이며 외식사업 확장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던 상황이었다.

구 부사장은 보직 해임 당시 자신의 SNS를 통해 "회사의 발전을 위해 열심히 일만 하는 인재들은 일 안하고 하루종일 정치만하는 사람들을 이길 수가 없다"는 글을 올리며 답답한 심경을 토로하기도 했다.


하지만 유일한 후계자로 평가 받는 구 부사장이 회사 경영 일선에 너무 오래 떠나 있는 것이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게 구 회장의 뜻이었다.

구 회장은 지난해 8월 구 부사장과 함께 고(故) 이맹희 CJ그룹 명예회장의 빈소를 방문해 불화설을 일축했으며 여러 자녀 중에서도 구 부사장만을 대동해 경영 승계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아워홈 관계자는 "복귀 이유에 대해선 아는 바 없다"며 "기존에 맡았던 일을 계속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 부사장은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셋째 아들이자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의 동생인 구자학 회장의 막내딸이다.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보스턴대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왓슨와이어트코리아 등에서 근무한 뒤 2004년 아워홈에 입사했다. LG가문의 유일한 여성 경영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아워홈 최대주주는 지분 40% 가량을 보유한 장남 구본성 씨(59)지만 구 부사장만이 유일하게 경영에 참여하고 있어 후계자로 거론되고 있는 상태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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