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글로벌 기업의 감원 방침이 하루가 멀다하고 발표되고 있다. 저성장이 예상되면서 기업들이 선제대응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국제 유가 하락의 직격탄을 맞은 에너지업종뿐 아니라 항공, 유통, 금융 등 전 업종으로 확산하고 있다.
20일 외신 등에 따르면 국제 유가의 지속적인 하락으로 수익성이 떨어진 에너지업계에서는 BP, 셰브론, 로열더치셸 등이 이미 감원 구상을 내 놓았다.
영국의 BP는 지난 12일 원유 채굴 및 생산 사업부의 2만4000개 일자리 중 4000개를 올해 안에 없앨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BP 대변인은 "구조를 단순화하고 비용을 줄이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캘피포니아 주에 본사가 있는 셰브론도 전체 직원의 10%인 6000∼7000명을 해고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 회사의 최고경영자인 존 왓슨은 감원과 함께 투자비도 작년보다 24% 줄이겠다고 밝혔다.
불과 1개월 전에 감원 규모를 7500명으로 밝혔던 영국의 로열더치셸은 최근 감원 규모를 1만 명으로 늘려 잡았다.
철강, 항공 등 다른 제조업에도 실직의 공포가 번지고 있다.
인도 철강업체 타타는 영국에서 1000명을 감원할 계획을 세웠으며, 제너럴일렉트릭(GE)은 지난해 인수한 프랑스 알스톰 에너지 사업부문에서 6500명을 줄이기로 했다.
항공업체인 에어프랑스 ?올해 1000명을 포함해 내년까지 2900명을 줄이기로 했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가 채권 부문 트레이더와 영업직원의 10%인 250명을 감원하기로 하는 등 금융업종도 예외가 아니다.
바클레이즈는 아시아태평양지역 주식 세일즈 직원 50%를 줄일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아프리카지역 사업을 철수할 것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미국의 최대 유통업체인 월마트는 전 세계 매장 269곳의 문을 닫기로 해 1만6000여명이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추정된다.
글로벌 의료기기·약품 제조업체인 미국의 존슨앤존슨(Johnson & Johnson)은 의료기기사업부의 직원 3000명을 줄이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연간 10억 달러의 비용을 줄이기 위한 자구책의 하나로, 감원 규모는 의료기기사업부의 6%에 이른다.
글로벌 기업들이 잇따라 감원에 나서는 것은 세계 경기가 기대만큼 회복되지 않고 있는 데 따른 대책의 일환이다.
유럽, 중국, 일본 등 주요 경제권이 과감한 경기 부양 정책을 내 놓고 있지만 경기 회복 속도는 느리다.
한경닷컴 뉴스룸 b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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