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 넘은 마이스터고 취업률…'맞춤형 교육' 통했다

입력 2016-01-19 18:32
10명 중 8명이 정규직
2년 연속 채용한 곳도 많아
기업 76% "전문대보다 우수"

현장서 원하는 인재 양성
기업 맞춤형 기술 가르쳐
토론수업 등 인문학 교육도


[ 임기훈 기자 ] 전국 28개 마이스터고등학교 졸업생의 최근 3년간 평균 취업률이 83.7%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마이스터고 출신 취업자 10명 중 8명 이상이 정규직인 것으로 조사됐다. 중소기업 취업 비중이 높은 것은 한계로 지적됐다.


19일 윤관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마이스터고 취업률 조사 자료에 따르면 전국 47개 마이스터고 중 2012년 이전 개교해 2013년부터 졸업생을 배출한 28개교의 2013~2015년 평균 취업률은 83.7%로 지난해 기준 4년제 대졸자 취업률(64.5%)과 전문대졸자 취업률(67.8%)보다 높았다. 마이스터고는 기존 실업계 고등학교를 개편한 학교로 해당 분야의 기술 장인을 육성한다는 목적으로 설립된 특수목적고다. 졸업생 중 취업하지 않은 학생은 진학 또는 군 입대 등을 택했다.

공군이 설립한 마이스터고로 졸업생 모두가 부사관으로 임관하는 공군항공과학고를 제외하면 28개 마이스터고 중 3년 평균 취업률이 가장 높은 학교는 구미전자공고로 98.0%였다. 이어 광주자동화설비공고(97.4%), 삼천포공고(96.5%), 충북반도체고(96.3%), 수원하이텍고(95.7%) 등의 순이었다.

마이스터고 출신 취업자 대부분이 정규직으로 입사해 고용 안정성도 높았다. 조사 대상 28개 학교의 3년간 졸업생 취업자 중 정규직 비율은 평균 85.3%였다. 특히 동아마이스터고, 인천전자마이스터고, 공주마이스터고 등 세 개 학교는 취업자 전원이 정규직이었다. 지난해 11월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482개 기업(대기업 105개, 중소기업 377개)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에서도 마이스터고 졸업생을 채용한 기업의 과반수(50.2%)가 마이스터고 졸업생을 2년 연속 채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의 76.1%는 마이스터고 졸업생의 역량이 전문대 출신보다 낫다고 평가했다.

마이스터고 졸업생 대부분(77.6%)은 제조업에 취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전기·가스·증기 및 수도사업(8.18%), 과학 및 기술서비스업(7.9%), 사업시설관리 및 사업지원서비스업(1.9%), 농림어업(1.6%) 순이었다.

마이스터고의 높은 취업률은 맞춤형 교육에서 나온다. 취업률 1위인 구미전자공고(공군항공과학고 제외)는 산학협력을 통해 철저히 현장 맞춤형 인력을 양성하고 있다. 구미전자공고가 운영 중인 ‘취업맞춤보장반’은 기업의 취업 약속을 전제로 학교가 해당 기업에 맞는 기술과 능력을 교육하는 방식이다. 학생은 학교와 기업을 오가며 현장에서 원하는 기술을 연마한다.

광주자동화설비공고는 기술 외에 인문학적 소양을 길러준다. 독서 토론식 수업, 발표식 수업을 통해 논리적 사고와 의사소통 능력을 키우고 외국어, 인성 등 다양한 교육을 통해 학생 스스로 이력을 관리構?한다. 학교 관계자는 “사회생활이나 직장생활에서 기술적 숙련도만큼이나 인문학적 소양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맞춤형 교육과 높은 취업률만큼이나 마이스터고의 문턱은 높은 편이다. 한 마이스터고 관계자는 “지역별로 차이가 있지만 입시경쟁률(약 3~4 대 1)이 높은 편이고 중학교 성적 상위 30% 이내의 학생들이 주로 진학한다”며 “대부분 선취업 후진학을 통해 대학을 간다”고 설명했다.

취업자 대부분이 중소기업에 취업하는 등의 한계도 있다. 한 마이스터고 취업담당 교사는 “거의 모든 졸업생이 정규직으로 취업하기는 하지만 대기업이나 중견기업보다는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중소기업으로 가는 경우가 많은 것이 현실”이라며 “대기업에서도 실력 있는 마이스터고 출신을 더 많이 채용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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