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에 강한 신문 한경 JOB] "애널리스트는 엑셀·논리·설득 세 가지로 먹고 살죠"

입력 2016-01-18 18:36
수정 2016-02-24 09:10
19일 오후 2시 한경 잡콘서트

증권사 애널리스트·IB전문가


[ 공태윤 기자 ] ‘증권사의 꽃’으로 불리는 애널리스트와 투자은행(IB) 전문가들이 참석해 취업의 길을 제시해주는 한경잡콘서트가 19일 오후 2시 한국경제신문사 18층 다산홀에서 열린다. 베스트 애널리스트를 18회 수상해 자동차섹터의 ‘베스트 애널리스트’로 불리는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이사(43)와 입사 8년차 여성 애널리스트인 손미지 신한금융투자 수석연구원(31)이 취업과 진로를 앞둔 대학생들에게 ‘억대 연봉자’ 애널리스트의 세계를 소개한다. 또 인수합병(M&A)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박승철 미래에셋증권 기업금융2팀 부장(48)이 미래 IB 전문가를 꿈꾸는 20대 청년들에게 길을 제시해줄 예정이다. 이들을 미리 만나 잡콘서트에서 들려줄 이야기를 일부 들어봤다.


◆자동차섹터의 베스트 애널리스트

고태봉 이사는 애널리스트의 정의를 ‘엑셀·논리·설득’ 세 가지 단어로 풀어냈다. “애널리스트는 엑셀프로그램으로 데이터를 가공하고, 이를 논리적으로 구성해 다른 사람을 설득함으로써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사람”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글쓰기와 말하기 그리고 주어진 자료를 가지고 스토리를 입혀 콘텐츠를 제작하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고 이사는 “각종 보고서가 ‘단문화(單文化)’로 스토리가 없어진 시대가 됐다”며 “행간의 숨겨진 의미를 풀어낼 수 있는 사람이 애널리스트로 각광받고 있다”고 말했다. 고 이사는 리서치센터 입사를 꿈꾼다면 재무제표를 분석할 수 있는 실력을 쌓고 자신이 가고 싶은 기업과 금융상품 등에 관심을 가지라고 당부했다. 특히 주식 ETF(상장지수펀드)·ELS(주가연계증권) 등에도 소액 투자해볼 것을 권했다. 그는 지난해 서울 여의도 증권가에는 대규모 구조조정의 한파가 몰아쳤다며 올해도 불황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고액 연봉자들이 떠난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대졸 신입사원을 대상으로 한 채용이 진행될 것으로 전망했다.

◆8년차 여성 애널리스트

손미지 수석연구원은 “‘RA(research assistant·보조 애널리스트)’에게 필요한 것은 강인한 체력과 열정”이라고 말했다. 증권사 리서치센터 입사 2~4년차는 RA로 불리면서 혹독한 훈련을 거친 뒤 비로소 책임연구원이 된다. 매일 오전 6시에 출근해 밤샘 근무는 물론이고, ‘사수’의 기업 실적 보고서 발표 시즌에는 휴일도 반납해야 한다. 그는 “RA의 평균 30~40%는 이 과정을 못 이겨 퇴사한다”고 말했다.

여성 애널리스트로서의 고충도 털어놨다. “보고서를 쓰다 보면 밤늦게 귀가하는 일이 다반사고 실적 시즌엔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합니다. 증시가 어려울 땐 보고서 작성보다 영업에 더 많은 신경을 써야 하고, ‘고비용’ 조직이라는 이유로 구조조정 1순위가 되기도 합니다.” 손 연구원은 그럼에도 애널리스트는 여전히 멋진 직업이라고 소개했다. 2년 단위의 계약직이지만 30대 초반의 나이에 대기업 부장들도 부러워할 억대연봉을 받을 수 있고, 보고서를 보고 많은 사람이 투자를 하는 등 일에 대한 보람도 크다. 각자 맡은 섹터는 간섭이 적어 스스로 시간을 관리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20년 M&A전문가

“첫 직장을 IB 쪽으로 권하고 싶지는 않아요.” 박승철 부장은 가끔 기업금융 분야에서 신입사원을 채용하기도 하지만, 현장 경험을 지닌 사람이 업무 적응력이 더 높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IB 업무에서는 기업 실사가 중요하기 때문에 IB맨이 되려면 기업에 대한 이해가 기본이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IB의 주요업무는 기업의 기업공개(IPO), M&A, 대체투자 등을 지원해주는 것이다. 20년 가까이 M&A를 전문으로 해온 박 부장은 IB는 수백억원이 왔다 갔다 하는 거래를 다루지만 보수는 일반 대기업 수준이라고 했다. 하지만 “대규모 거래를 성사시키는 등 소위 ‘대박’을 터뜨리면 대기업에서 받을 수 없는 ‘통큰 인센티브’를 받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그는 인센티브로 수억원을 받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박 부장은 “IB 부서는 해외나 지방으로 1~2주 출장을 다녀오는 경우가 많고 업무상 술자리도 많아 체력이 약하면 버티기 어렵다”고 말했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