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출구 안 보이는 카페베네…안방서도 스타벅스에 추월 위기

입력 2016-01-17 11:05
국내 대표적인 커피프랜차이즈인 카페베네의 탈출구가 좀처럼 보이지 않고 있다. 국내의 매장 수 축소 여파와 중국과 미국에서도 매장 수를 더 확보해 나갈 만한 자금조달도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사모펀드인 케이쓰리제5호로 주인이 바뀌었지만, IMM PE에 인수된 할리스커피와 달리 자금조달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17일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가장 많은 매장을 뒀던 카페베네가 어느새 스타벅스와 매장 수가 같아졌다.

카페베네의 매장 수는 지난해 3분기말 기준으로 850개로 집계됐다. 2011년말 701개에서 2014년말 912개까지 증가했지만 이를 기점으로 증가세가 한풀 꺾였다.

반면 스타벅스는 2011년 394개 매장을 보유했지만, 4년 만에 2배 가까이 점포수가 늘었다. 지난해 말 기준 850개의 점포를 국내에서 확보하고 있다.

2011년만 하더라도 카페베네와 스타벅스 매장 수는 2배 가량 차이가 났다. 2012년 공정거래위원회에서 같은 브랜드의 근거리 출점 규제가 시행되고,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가 본격적인 경쟁구도에 진입하면서 카페베네는 선두자리를 내놓게 됐다.

심지어 카페베네는 중국 시장에서도 스타벅스에 경쟁력이 밀리고 있는 처지다. 중국 카페베네 일부 매장은 사실상 영업중단한 상태인 반면 스타벅스는 올해 매장을 500개 더 늘리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카페베네는 2012년 10월 중국 현지 법인을 설립하면서 중국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 지난해 5월 가맹점이 600곳을 넘어섰지만 독립프랜차이즈 가맹 방식을 채택하면서 실적 부진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커피전문점 업계 관계자는 "카페베네가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의 확장을 일궈내고 한 획을 그은 것은 맞지만 중국 진출에 너무 성급했다"며 "독립프랜차이즈 형태로 아예 관리가 안 된다는 얘기가 들리는 만큼 차라리 지금 시점에서 진출했다면 오히려 더 잘 됐을 것"이라고 밝혔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근 미국 뉴욕 맨해튼 미주본부 사무실과 매장 등 임대료를 내지 못해 카페베네는 소송을 당했다. 건물주인 리얼티스 1430에 카페베네 측은 지난해 8월1일부터 두 달간 월세 7만825달러(약 8593만원)를 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아예 미국 사업을 접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됐다. 카페베네 관계자는 "사무실을 사용하다가 작년 8월에 임대료가 비싸다는 생각에 임대주와 합의하에 이전한 것"이라며 "임대계약 관련해서 법적인 시행착오가 발생해 소송 중인 것은 맞지만 사업방향과는 상관없다"고 해명했다.

일단 카페베네는 올해 상반기 턴어라운드를 목표로 재무건전성 확보에 나서겠다는 계획이지만, 해외사업을 확대를 위한 실탄 마련이 어려운 만큼 목표 달성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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