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첫 여성총통' 쯔위사건 거론하며 시진핑에 '강력경고'

입력 2016-01-17 08:40
대만의 첫 여성총통으로 당선된 차이잉원(蔡英文·59) 민진당 주석이 16일 한국 걸그룹 트와이스의 대만 출신 멤버 쯔위(周子瑜)를 둘러싼 논란 등을 거론하며 "억압은 양안(兩岸·중국과 대만)관계의 안정을 파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차이 당선인은 천젠런(陳建仁·64·전 중앙연구원 부원장) 부총통 당선인과 함께 이날 밤 민진당사에서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승리를 선언하며 이같이 말했다.

차이 당선인은 "오늘 대만인들은 선거를 통해 역사를 썼고 총통 직선제 이래 세번 째의 정권교체를 이뤘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또 "오늘 선거 결과는 바로 대만 민의가 반영된 것"이라며 "이는 중화민국(中華民國·Republic of China)이 하나의 민주국가라는 점을, 그리고 2천300만 대만 인민이 이를 함께 견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세계가 주목하는 양안 정책과 관련, '일치성·예측가능성·지속 가능한 양안 관계' 등 세 가지 원칙을 강조하며 5월에 취임하게 되면 현 체제, 양안 간 협상·교류 성과, 민주원칙, 보편적 민의를 양안 관계의 기초로 삼고 당파를 초월한 입장을 유지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양안 관계가 지금처럼 평화롭고 안정된 상황을 지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과거 ㅓ??착오를 원상회복하겠다"며 국민당 정권의 친중 정책 노선을 수정할 계획임도 명확히 했다.

또 중국과 대만이 서로 '대등한 존엄'을 추구하고 도발과 '의외의 일'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는 점도 부각하는 한편 "우리의 민주제도, 국가정체성(國家認同), 국제공간은 반드시 충분한 존중을 받아야 한다. 그 어떤 억압도 모두 양안관계의 안정을 파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중국 당국이 대만을 '중국의 일부'로 여기며 국제사회에서 독자적인 행보를 하지 못하도록 전방위적으로 압박하는 상황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앞으로 양안 관계가 순조롭지만은 않을 것임을 예고한다.

차이 당선인은 "마지막으로 나는 강조하고 싶다.나는 나 자신이 매우 중대한 책임을 지고 있음을 알고 있다.그것은 바로 이 국가를 단결시켜나가는 것"이라며 쯔위 사건을 거론했다.

그녀는 "지난 이틀간 한 건의 뉴스가 대만 사회를 뒤흔들었다"며 "한국에서 성장하는 한 대만 연예인이, (그것도) 16살밖에 안 된 여성이 중화민국 국기를 들고 있는 (방송) 화면 때문에 억압을 받았다. 이 사건은 당파를 불문하고 대만 인민들의 공분을 불러일으켰다"고 말했다.

이어 "이 사건은 나에게 국가를 강력하게 만들고, 외부에 대해 일치시키는 것이 바로 차기 중화민국 총통의 가장 중요한 책무라는 것을 영원히 일깨워주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자들과의 질의 응답 과정에서도 "한 국가의 국민이 국기를 흔드는 것은 모두가 존중해야 할 정당한 권리다. 누구도 국민이 자신의 국기를 흔드는 것을 억압할 수 없다"고 대답했다.

쯔위는 대만 대선에서 최대 쟁점 인물로 떠올랐다.

한국 방송에서 대만 국기를 흔들었다가 중국에서 '대만 독립 지지자'라는 비판에 휩싸인 쯔위가 유튜브에 사과 영상을 내보는 게 정치 쟁점화의 발단이 됐다.

사과 영상으로 대만 여론이 들끓자 야당인 민진당은 쯔위 국기 논란을 대만 독립 논쟁을 부추기는 소재로 활용하고 나섰다.

한경닷컴 뉴스룸 b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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