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시장경제 강의…서울과 부산에서 '후끈'

입력 2016-01-15 21:19
서울과 부산에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강의가 잇따라 열렸다. 서울에선 현직 교사를 대상으로, 부산에선 고교생을 대상으로 한 겨울방학 강의였다. 정원을 초과할 만큼 많은 수강자가 몰려 큰 관심을 모았다.

서울에서


지난 7~8일 서울 마포 자유경제원에서 제1기 자유교육포럼 교사자율연수가 열렸다. 의무연수가 아니었음에도 많은 교사가 참가해 강의실을 가득 메웠다. 교사들은 총 10시간 동안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기본철학과 작동원리, 국가와 개인의 역할, 문화와 역사 교육, 좋은 글쓰기 등에 대한 강의를 들었다. 강사진도 쟁쟁했다. 소설가 복거일을 비롯해 현진권 자유경제원장, 정규재 한국경제신문 주필 등이 나섰다.

교사들은 무엇보다 자유민주주의의 정확한 의미와 시장경제 철학을 제대로 배운 것이 좋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경쟁과 격차, 노력과 책임, 개인과 집단의 의미와 가치를 제자들에게 바르게 가르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연수에 참여한 유한성, 이영직 교사는 “시장과 자유라는 단어 안에 이렇게 큰 의미가 있는 줄 몰랐다”며 “복거일 선생님의 설명을 듣고 감명받았다”고 했다.

첫날 첫 시간을 연 ‘효과적인 글쓰기’는 김용삼 미래한국 편집장이 맡았다. 교사들은 언론 현장에서 글을 쓰면서 느낀 점을 전해 듣고 글쓰기의 매력을 새삼 발견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현진권 자유경제원장은 복지정책의 장단점을 짚었다. 복지와 포퓰리즘의 관계, 복지와 큰 정부의 연관성을 상세히 설명했다. 교사들은 복지의 명암에 대해 제대로 가르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첫날 마무리 강의는 정규재 한경 주필의 ‘자유주의 국가란 무엇인가’였다. 국가 개입이 많을수록 좋아하는 현재의 풍토를 지적하고, 자유가 보장될수록 국부가 늘어나는 이유를 설명했다.

둘째날 소설가 복거일 선생은 학생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교육이 필요하다는 주제로 강의 했다. 연수를 기획한 용화여고 김소미 교사는 “자유교육포럼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헌법적 가치를 교사들이 배울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고 말했다.

부산에서


부산 경성대 사회관에선 지난 2일부터 9일까지 ‘재미있는 시장경제 이야기 윈터스쿨’이 열렸다. 부산교육청 주최로 열리는 이 프로그램은 많은 학생이 가장 참여하고 싶어하는 강의로 손꼽힌다. 이번 겨울방학 강의에도 부산시내 28개 고교에서 40명이 참가했다.

첫날 첫 강의는 정규재 주필이 열었다. 정 주필은 경제학자와 사상가, 철학자를 비교하면서 시장경제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나갔다. 그는 유스투스 뫼저, 애덤 스미스, 임마뉴엘 칸트, 볼테르를 통해 시장경제 체제가 왜 정의恝?체제인지를 설명했다. 다른 지역에서 물품을 수입하는 것을 반대하고, 시장이 다양성과 다원주의를 파괴한다고 한 뫼저의 사상이 왜 잘못됐는지 설명한 그는 ‘돈의 힘은 국가 권력 아래에 있는 모든 권력 중에 가장 믿을 만한 것’이라고 한 칸트의 말을 학생들에게 들려줬다. 학생들은 칸트가 돈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는 대목에서 깜짝 놀랐다. ‘돈은 나쁘다’고만 들었던 고정관념을 흔들었기 때문이다.

김정호 연세대 경제대학원 특임교수는 ‘기업가 열전’을 통해 오늘날 한국을 움직이는 기업의 기원과 기업가 이야기를 들려줬다. 쌀가게 점원으로 시작한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가 어떻게 무(無)에서 유(有)를 이뤘는지 설명하는 대목에서 고교생들은 큰 감명을 받았다. 자동차와 조선소를 짓는 과정은 신화라고 할 만큼 학생들에게 재미와 흥분을 안겼다. 학생들은 두산그룹과 삼성그룹이 오늘날 대기업이지만 태동기 땐 아주 작업 기업에 불과했다는 설명에서 격세지감을 느꼈다.

최공재 영화감독, 윤서인 만화작가는 영화산업과 만화를 통해 경제의 중요성을 설명해 큰 인기를 끌었다. 고기완 한국경제신문 경제교육연구소 부장은 인류문명 발전과 폭력성 감소 간의 관계를 설명했다. 원시인은 온화하고, 현대인은 잔인하다는 인식의 오류를 지적했다.

올해로 5년째 방학프로그램을 기획하고 마련한 조윤희 금성고 교사는 “시장경제는 대한민국을 잘사는 나라로 이끈 시스템”이라며 “학생들이 시장경제 철학과 작동 방식을 제대로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강의 목적”이라고 말했다.

장두원 한국경제신문 인턴기자(연세대 국어국?2년) seigichang@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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