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 한국수자원공사
댐 건설부터 국토개발까지
50년간 소양강댐 등 다목적 댐 건설…구미·창원 등에 산업단지 개발하기도
수자원 통합관리 노하우 수출
지난해 세계물포럼 성공적 개최…페루·조지아 등서 수주 잇달아
시화지구·송산그린시티 등에 친환경 자족도시 조성도 나서
[ 김진수/이현일 기자 ]
‘건강한 물이 대한민국을 웃게 합니다!’ 한국수자원공사의 캐치프레이즈다. 크게 특별할 것도 없는 이 문장은 지난해 42년 만의 가뭄이 전국을 휩쓸면서 온 국민에게 새롭게 다가왔다. ‘물 쓰듯 한다’는 관용구는 이제 실상에 맞지 않는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였다. 기후 변화가 심해지면서 국내에서도 최근 물을 중심으로 한 수자원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물관리부터 국토 개발까지 책임지는 수자원공사가 다시 주목받는 이유다.
수자원공사는 국내 최대 물 전문 공기업이다. 반세기 동안 소양강댐 등 다목적댐을 대거 건설하고 수돗물의 안정적인 공급을 맡아왔다. 올해는 통합 물관리 체계를 확립하고 재무구조를 개선하며 미래 먹거리 사업 발굴을 통한 수익성 향상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최계운 수자원공사 사장은 “물관리 기법을 혁신하고 글로벌 물 전문기업으로 도약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다목적댐·산업단지 건설…한국 인프라 다졌다
1963년 말 출범한 제3공화국은 중화학공업 육성과 산업구조 근대화를 위한 국토종합개발 계획을 수립했다. 국토개발의 일환으로 1966년 8월 한국수자원개발공사법을 제정하고 이듬해 한국수자원개발공사를 세웠다. 공사는 이후 50년간 수자원 종합개발과 그 이용 및 보전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했다. 1973년은 한국 수자원 개발 역사의 전환점이 됐다. 그해 10월 국내 최대 다목적댐인 소양강댐이 완공되면서 수도권 공업용수 및 식수 공급은 물론 홍수 문제 등이 상당 부분 해결됐다.
수자원공사는 1973년 12월 산업기지개발촉진법이 제정되면서 산업기지개발공사로 문패를 바꿨다. 한국 경제가 본격적인 도약을 앞둔 시기였다. 그동안 축적한 수자원 개발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국가산업기지 개발이라는 국책사업을 담당하게 된 것이다. 이후 여천·창원·온산·구미국가산업단지 등을 잇달아 조성, 한국의 고도 성장 토대를 다졌다. 이들 지역은 지금도 한국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이어 안동댐과 남강댐 건설, 반월신도시 개발, 국내 주요 대도시 수도시설 관리업무 등을 수행했다.
1980년대 이후 국민 생활 수준이 올라가면서 물 사용량이 늘어나는 동시에 친환경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급증했다. 1988년 7월 수자원공사라는 이름으로 다시 돌아온 배경이다. 환경친 ?岵隔?지속 가능한 개발 이념이 도입됐다. 수계(水系)별로 댐을 관리하는 한편 광역상수도 사업이 공사의 주력사업으로 떠올랐다. 수자원공사는 광역상수도를 통해 전국 상수도 취수량의 52%(38억7300만㎥)를 공급하고 있다. 또 18개 다목적댐과 16개 다기능 보(洑)를 통해 전국 댐 홍수조절량의 95%, 용수 공급의 65%를 담당한다.
수자원 통합관리 노하우 수출기업으로 부상
수자원공사는 2014년 최 사장 취임과 함께 ‘스마트 신경영’을 선포한 뒤 수돗물 공급과 물관리 방식에 대한 대대적인 혁신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른바 ‘건강한 수돗물’을 통해 수돗물 음용을 늘리고 정보통신기술(ICT) 기반의 물관리로 물 복지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한 사업에 나섰다.
기후 변화와 도서·산간·지류하천 등 물이 부족한 지역에 대한 효과적인 대응책으로 ‘통합 물관리(IWRM)’의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통합 물관리는 효율성, 공평성, 지속 가능성을 목표로 물관리 기관을 포함한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전문가 등이 공동으로 물을 상류부터 하류까지 하나의 유역 단위로 통합해 관리하는 것이다. 최근 극심한 가뭄을 겪은 충남 서부 일대에선 ‘심각 단계’인 보령댐을 정상 운영하기 위해 기존 광역상수도망을 이용한 급수체계를 조정해 하루평균 3만1000㎥의 물을 공급하고 있다. 4대강 사업으로 확보된 금강의 물을 충남 서부지역에 공급하는 보령댐 도수로(導水路) 사업도 진행 중이다. 이와 함께 가뭄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국가 차원의 예·경보를 지원하는 국가가뭄정보분석센터도 지난해 11월 수자원공사에 설치됐다.
수자원공사는 지난해 대구·경북 지역에서 열린 세계물포럼을 주도해 세계 수자원 업계에 강한 인상을 남겼다는 평가다. ‘미래를 위한 물(Water for Our Future)’을 주제로 지난해 4월 열린 ‘제7차 세계물포럼’은 168개국에서 4만996명이 참석, 역대 물포럼 중 최대 규모였다. 수자원공사는 ‘차세대 지능형 물관리 체계(SWMI)’ 등 혁신적 물관리 기술을 선보이고 글로벌 수자원 기업들과 협약을 맺었다.
물포럼 이후 페루 리막강 통합물관리 협력 협약을 체결하고, 조지아 넨스크라 사업을 수주하는 등 50년 물관리 노하우 수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친수공간 개발 등 미래 성장동력 확보
수자원공사는 올해 ‘가치창조·고객신뢰·미래성장’이라는 경영방침 아래 물관리 혁신을 위한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올해 지자체가 건의한 댐, 지하수 댐 등의 건설을 통해 물 소외지역 해소를 위한 맞춤형 수자원 개발에 나선다.
수돗물 사업도 확대한다. 수돗물 역사는 1908년 서울 성수동 뚝도정수장 건설 이후 100년이 넘었지만 수돗물을 마시는 직접 음용률은 5%에 불과하다. ‘인체에 건강한 수돗물’이라는 슬로건 아래 경기 파주에 ‘스마트 워터 시티(SWC)’ 시범사업을 시행, 1%에 불과하던 지역 수돗물 직접 음용률이 24.5%까지 올랐고 올해는 화성 송산그린시티, 부산 에코델타시티 등으로 사업을 확산할 계획이다.
친환경 수변공간 개발에도 적극 나선다. 경기 시화호를 중심으로 자연과 첨단기술이 조화되고 바다와 육지가 어우러지는 시화지구를 조성 중이며 송산그린시티에는 국제테마파크를 건립, 주거 레저 문화가 어우러진 친환경 자족도시로 조성할 방침이다. 수변공간 개발과 함께 에너지 발전 등에서 이익을 내 올해 부채 8555억원을 줄인다는 방침이다.
김진수/이현일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