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 접목한 스마트팜 늘려 농업가치 높이겠다"

입력 2016-01-15 07:00
인터뷰 / 박철수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 원장

"농업 소득·경쟁력 높이려면 전문 영농인 육성·스마트화 필수

빅데이터 활용 성공모델 확산
귀농·귀촌 체계적 교육·지원 등 농촌에서 창조경제 찾겠다"


[ 최규술 기자 ] “베이비 부머들의 은퇴가 시작되면서 귀농·귀촌이 사회적 트렌드로 자리잡아가고 있습니다. 소득을 높이고 글로벌 경쟁력을 키울 수 있도록 농촌의 틀을 새롭게 짜야 합니다.”

정부세종청사로 이전한 뒤 첫해를 맞은 박철수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 원장(56·사진)은 “농업에서 새로운 가치를 찾아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원장은 경북 영천 팔공산 자락에서 태어난 농부의 아들이다. 행정고시 26회에 합격해 당시 농수산부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농정 업무는 그에게는 오래된 친구처럼 편안했다. 농림부에서 농지과장과 농촌정책과장, 대변인, 소비안전정책관, 수산정책실장 등 30년2개월 동안 주요 보직을 거치며 굵직한 농정 과제를 추진했다. 농지법 개정과 농지은행제, 경영회생지원제 도입 등이 그의 작품이다. 공직에서 물러난 지 2년여 만에 농정원으로 돌아와 농업 가치 확산 전도사로 나선 琉?만났다.

▷청사를 읍·면 지역으로 옮긴 이유는.

“농정원 주소는 조치원읍 군청로다. 공공기관 가운데 유일하게 읍·면 지역으로 이전했다. 직원들 생활은 다소 불편할지 모르겠지만 농업현장과 가까이한다는 상징적 의미가 크다. 농민과 함께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기도 하다. 특히 세종시는 농업이 강한 곳이다. 지역농업과의 연계 문제, 지역사회와의 상생 문제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세종시 이전을 계기로 농업의 미래를 이끌 농식품 스마트화를 적극 추진해나갈 예정이다. 농업의 가치를 확산시키는 역할에 집중하면서 농업을 둘러싼 국내외 환경 변화에 대처할 것이다.”

농정원은 농림축산식품부와 농축산 현장을 연결하는 준정부기관이다. 한국농림수산정보센터와 농업인재개발원, 농촌정보문화센터를 통합해 2012년 5월 출범했다. 핵심 업무는 △농업 전문인력 양성 △농식품 산업 정보화 △농업·농촌의 가치 확산이다. 이를 통해 창조농업과 행복농촌을 실현하는 전문기관을 지향한다.

▷농업·농촌의 가치 확산이란 뭘 의미하나.

“농업은 역사적으로 국가 주력 산업이었는데 지금은 천덕꾸러기 같은 모습이 됐다. 하지만 농업을 버릴 수는 없다. 농업은 식량 생산이라는 경제적 가치뿐만 아니라 청정한 공기와 맑은 물 보전, 논의 홍수 조절 기능 같은 환경적 가치가 높다. 전통문화도 품고 있다. 일터, 삶터, 쉼터로서의 다양한 가치를 지니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치들을 잃어버리면 우리 삶이 삭막해질 것이다. 농촌 본연의 기능을 보전하면서 스마트화를 통해 경제적 가치를 높이면 도시와 농촌의 균형 발전은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이다.”

농정원은 농업의 가치를 알리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가족 단위로 농촌을 체험할 수 있는 ‘해피버스데이’를 3년째 운영하고 있고, 도시민들의 농촌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도시농업 박람회’ 등도 열고 있다.

▷올해 중점 추진 과제는 뭔가.

“청사 이전으로 새 출발 하는 만큼 지역사회와의 상생에 주력할 계획이다. 연간 1만여명에 달하는 신규 유동인구를 바탕으로 지역경제 활성화를 앞당기고, 관련 기관과 공조해 다양한 일자리를 창출해내도록 하겠다. 세종시를 거점으로 스마트 팜을 확대하고 정보통신기술(ICT) 융·복합을 통한 ‘농촌창조마을’ 조성에도 앞장설 계획이다.”

▷농식품 스마트화를 많이 강조하고 있는데.

“농업의 가치를 높이려면 스마트화가 필수다. ICT를 활용하면 노동력은 줄이면서 생산성은 25% 이상 높일 수 있다. 농장의 성공 모델을 구축하고 여기서 생성된 빅데이터를 농민들이 벤치마킹하게 하면 생산성을 전체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 토마토 딸기 양돈 젖소 낙농 등에 우선 적용해 확산시킬 계획이다.”

▷스마트화 하려면 많은 교육이 필요해 보인다.

“농정원은 영농 경력 15년 이상 된 농업인을 대상으로 전국 9개 마이스터대학에서 6300여명의 전문농업인을 배출했다. 네덜란드 등 농업 선진국에 버금가는 컴퓨터 제어 유리온실도 갖췄다. 농업인의 재배기술 및 현장 활용 역량을 높이기 위해 현장 실습형 교육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실시간 컨설팅, 권역별 거점지원센터를 통한 사후관리도 하고 있다. 토마토대학만 해도 집합식 교육 대신 현장 교육에 주력한다.”

▷귀농 귀촌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베이비 붐 세대의 은퇴와 맞물려 귀농·귀촌 가구가 꾸준히 늘고 있다. 2014년 기준으로 보면 4만5000가구에 육박한다. 농정원은 이들의 안정적 정착을 위해 정책, 농지, 주거, 금융 등을 입체적으로 지원한다. 귀농·귀촌 준비 단계부터 정착 후 단계까지 교육 프로그램을 편성해 운영하고 있다. 이를 지원하기 위해 맞춤 상담이 가능한 귀농귀촌종합센터를 수원에서 서울 양재동으로 전진 배치했다.”

박 원장은 “농업과 농촌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면 도시 못지않은 소득을 올릴 수 있고 청년들을 위한 고급 일자리도 창출할 수 있다”며 “6차 산업을 통해 농촌에서 창조경제를 찾겠다”고 강조했다.

최규술 기자 kyus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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