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성장률 2.6%에 그칠 듯…2012년 이후 최저
이주열 총재 "저물가 때문에 금리 내릴 상황 아니다"
[ 김유미/황정수 기자 ]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0%로 낮췄다. 중국 리스크(위험)와 유가 급락 등 경제여건이 더 불리해졌다는 판단에서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중국 금융 불안의 파급력이 커진 만큼 예의주시하겠다”고 14일 밝혔다.
한은은 이날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10월에 예측한 3.2%에서 3.0%로 하향 조정했다. 이 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소비 주도로 경기 회복세를 이어가겠지만 대내외 경제여건의 불확실성이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한은의 전망치 3.0%는 정부 전망치(3.1%)보다 낮지만 LG경제연구원(2.5%) 등 민간연구소 예상보다는 높다.
한은은 지난해 성장률을 2.6%로 추정했다. 석 달 전 한은이 예상한 2.7%에 못 미칠 뿐 아니라 2012년(2.3%) 이후 최저치다. 지난해 4분기에 비가 많이 와 건설투자가 줄었고 수출도 부진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기존 연 1.7%에서 1.4%로 낮춰 잡았다. 한은의 물가목표치(소비자물가 상승률 연 2.0%) 달성을 위 ?기준금리(연 1.5%)를 낮추자는 주장이 일부에서 나오지만 이 총재는 거듭 신중론을 취했다.
그는 “지금 저물가는 유가 하락 탓이 크다”며 “정부가 밝힌 경상성장률 관리방안도 물가를 올려서 성장률을 달성하겠다는 기계적이고 도식적인 방안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 회복을 위해 저물가를 벗어나야 한다는 기획재정부와 시각차를 드러낸 셈이다. 15일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만나기로 한 데 대해선 “상견례에 머물진 않을 것”이라며 “대외 위험에 어떻게 대처할지 의견을 나누겠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중국 리스크에 대해 “중국 당국이 외환시장을 안정시키려는 의지가 있는 만큼 급격한 (환율) 변동은 완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위안화에 따라 원화 가치가 하락하는 ‘동조화’ 현상에 대해선 “수출에서 부정적 영향을 방지하겠지만 자본 유출 등 부작용도 있다”며 “다른 신흥국보다 기초 경제여건이 좋은 만큼 자금 흐름엔 이상이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날 금통위는 연 1.5%인 기준금리를 만장일치로 동결했다.
김유미/황정수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