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 5천원 시대' 속쓰린 소비자…수입맥주 강세 이어질 듯

입력 2016-01-13 07:00
수정 2016-01-13 13:09
2016 유통시장 전망

소주&맥주


[ 강진규 기자 ]
올해 소주시장은 출고가 인상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전망이다. 서울시내 주요 음식점에서 3000~4000원에서 팔리던 소주는 현재 4000~5000원으로 1000원가량 값이 올랐다. 소비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과 오른 가격으로 인해 소주회사들의 이익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공존한다.

맥주시장에서는 수입맥주의 강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국산 맥주 제조사인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의 점유율이 매년 떨어지는 가운데 클라우드로 시장에 진출한 롯데주류의 성장이 어디까지 이어질지도 주목된다.

○소주 5000원 시대 오나

시장점유율 40%대의 1위 소주회사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11월 ‘참이슬 후레쉬’와 ‘참이슬 클래식’의 출고가를 961.70원에서 1015.70원으로 5.6% 올렸다. 이 회사의 소주 출고가 인상은 2012년 12월 이후 약 3년 만이다.

1위 회사인 하이트진로가 값을 올리자 경쟁사들도 일제히 가격 인상 대열에 동참했다. 대구지역의 금뮐獵?금복주의 병당 소매가를 961.7원에서 1015.7원으로 5.62%, 경남 창원의 무학은 ‘좋은데이’와 ‘화이트’를 각각 950원과 970원에서 1006.9원과 1028.1원으로 5.99% 인상했다. 지난달 말에는 롯데주류도 주력 제품인 ‘처음처럼’의 출고 가격을 병당 946원에서 1006.5원으로 올렸다.

출고 가격이 오르자 음식점의 소주 판매가격도 들썩이고 있다. 서울 홍대와 강남 등 원래 높은 가격에 주류를 판매하던 곳은 물론 중구 일대 등 직장인 상권에도 5000원에 소주를 파는 음식점이 많아졌다. 한 음식점 점주는 “도매상에서 받아오는 가격은 100원가량 올랐지만 그간의 원재료 상승분을 소주값에 반영해 값을 1000원 올렸다”고 설명했다. 주류회사 관계자는 “출고 가격 인상분을 고려하면 1000원의 가격 인상은 과도하다”며 “소비자의 가격 저항으로 소비가 줄어들 수 있어 걱정”이라고 말했다.

○‘반짝’ 인기 저문 칵테일 소주

지난해 초 반짝 인기를 끌었던 칵테일 소주는 힘을 많이 잃었다. 칵테일 소주 시장은 지난해 3월 롯데주류가 유자맛 과즙을 넣은 ‘처음처럼 순하리’를 출시하며 형성되기 시작했다. 롯데주류는 저도주의 인기가 높은 부산과 경남지방을 겨냥해 이 제품을 내놨지만,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 화제를 모으며 품귀 현상을 빚자 공급량을 확대해 5월부터 전국 유통점과 주점에 납품했다. 5~7월 1800만병이 판매돼 ‘소주업계의 허니버터칩’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이어 무학의 좋은데이 컬러 시리즈, 하이트진로의 자몽에이슬 등이 나오며 여름철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됐다.

하지만 현재 순하리 등 대부분 칵테일 소주는 음식점이나 편의점 등에서 찾아보기 힘들다. 종류가 많고 잘 팔리지 않아 매대에 들여놓는 것을 꺼리는 점주가 많기 때문이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칵테일 소주 열풍이 불던 지난해 초에도 인기가 오래 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은 있었다”며 “주요 제품 몇개만 명맥을 유지하고 나머지 제품은 단종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수입맥주 점유율 50%에 육박

맥주시장에서는 수입맥주의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국산 맥주 제조사인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의 점유율은 떨어지고 있다. 지난달 말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 ‘2015 가공식품 세분시장 보고서 주류편’에 따르면 2013년 56.6%였던 오비맥주의 맥주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상반기를 기준으로 50.7%까지 떨어졌다. 하이트진로도 같은 기간 35.3%에서 31.5%로 점유율이 하락했다.

두 회사의 부진은 새로 시장에 뛰어든 롯데주류와 최근 소비가 늘고 있는 수입맥주에는 기회가 되고 있다. 롯데주류는 2015년 상반기 점유율 5.1%를 기록했다. 2014년 4월 첫 제품을 출시한 뒤 약 1년 만에 5%대를 돌파했다. 일본맥주 아사히를 수입하는 롯데아사히주류는 2013년 2.3%에서 올해 상반기 3.5%로 점유율이 올랐다.

수입맥주의 강세는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 소매 유통채널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한 대형마트에서는 수입맥주의 매출 비중이 40%를 넘어섰다. 국산 맥주의 점유율이 처음으로 50%대로 떨어진 것이다. 수입맥주의 인기가 높은 것은 국산 맥주와 비교해 맛과 품질이 좋은 것으로 알려진 데다 최근 다양한 할인전으로 가격이 많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대부분 대형마트에서는 500mL짜리 4캔을 1만원에 판매하는 할인전을 벌이고 있다. 이는 카스, 하이트, 클라우드 등 국내 맥주와 비교해 약간 비싸거나 비슷한 수준이다.

한 편의점업체 관계자는 “계속 새로운 것을 찾는 젊은 소비자들은 카스 하이트 등 기존의 인기 맥주보다는 수입맥주를 찾는 경우가 많다”며 “수입맥주 관련 마케팅을 올해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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