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완 캐머런 와트 블랙록 최고투자전략가 "유럽·일본 유망…중국 내수 꾸준히 성장"

입력 2016-01-12 17:41
격동의 글로벌 증시, 전문가가 말한다

지역별 디커플링 가속화
배터리하면 한국기업 떠오르듯 신흥국 지역·기업별로 접근해야
연내 유가 50~70달러 힘들어


[ 심은지 기자 ] “미국 금리 인상으로 글로벌 유동성이 축소되는 만큼 경기순환과 밸류에이션(기업가치) 등을 중요한 투자 포인트로 삼아야 합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자산운용의 유완 캐머런 와트 최고투자전략가(사진)는 12일 ‘2016년 시장전망’ 간담회를 열고 “유동성과 경기순환, 밸류에이션이란 세 축이 지역별로 탈동조화(디커플링) 현상을 보이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와트 최고투자전략가는 “글로벌 증시가 요동쳤던 지난주와 그 이전, 그리고 현재는 큰 흐름상 바뀐 게 없다”며 “통화정책에 따라 움직였던 전 세계 주식과 채권시장이 유동성 장세에서 벗어나 경기순환과 기업이익 사이클로 무게중심을 옮겨가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유럽과 일본 주식, 신흥국이 발행한 달러표시 국채, 미국 물가연동국채 등이 유망하다”고 조언했다.

유럽과 일본 주식은 미국 주식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있는 데다 기업 실적도 뒷받침하고 있다는 점에서 유망 투자처로 꼽았다. 신흥국 시장에 대해선 “과잉설비와 부채 등으로 기업 이익이 높지 않아 시장 회복세가 가시화되지 않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신흥국 중에서도 인도 등 성장성이 높은 시장과 이익 개선추세가 뚜렷한 기업은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글로벌 배터리 기업에 투자를 원하는 사람들은 한국 기업을 먼저 떠올리는 것처럼 신흥국 시장도 지역별·기업별로 차별화된 시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중국 증시의 변동성 확대는 위안화 약세로 인한 자본 유출 때문인 것으로 진단했다. 와트 최고투자전략가는 “최근 위안화 약세는 지난 1년간 다른 신흥국 통화가 절하된 폭만큼 떨어진 것”이라며 “위안화 약세로 인한 자본 유출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중국 정부가 자본 통제력을 잃는 것 아닌가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둔화세를 이어가겠지만 내수·서비스 시장이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는 안정화될 것”이라며 “블랙록은 견고한 소비 시장을 바탕으로 하는 서비스와 신경제산업 위주로 투자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은 연내 한두 차례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미국이 연내 서너 차례 금리를 인상하기 위해선 국제 유가가 배럴당 40~50달러 수준으로 오르는 등 물가 상승이 뒷받침돼야 하지만 유가가 그 정도로 상승하긴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블랙록은 4조5000억달러(약 4500조원)에 달하는 자산을 기관투자가와 개인을 대신해 운용하고 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