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훈 기자 ] "가격 대비 가치(Value for Money)로 보면 현대차가 세계 최고 수준이야."
자동차 업계를 출입하면서 이런 말을 자주 들었다. 현대차는 적당히 좋게 만들어 싸게 잘 내놓는다고.
맞는 말이다. 연간 수백만대 자동차를 생산하는 글로벌 제조사 중 가격 경쟁력만 놓고 보면 현대차는 세계 최고 수준이 아닐까 싶을 정도다.
현대차보다 '더 싼 가격에 더 좋은 차'를 찍어내는 경쟁사를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물론 국내 완성차 업체는 예외일 수 있다. 여기서 말하는 경쟁 상대는 도요타, 혼다, 폭스바겐, 포드 등 글로벌 기업이다.
수입차만 봐도 그렇다. 푸조와 폭스바겐 등 해외 대중차 업체들이 내놓는 2000만원대 중후반의 소형차는 품질이 국산보다 못할 때가 많다.
고급차만 만들던 BMW에게 2700만원짜리 쏘나타 급의 중형 세단을 만들어 달라고 주문해 보자. 결과물이 어떨까. 가격이 싼 차를 잘 만드는 노하우는 현대차가 분명 BMW를 앞지를 것이다.
몇 년 전 만나 본 일본차 업계 임원은 "현대차의 품질 대비 가격이 놀랍다"고 혀를 찼다. 한국에서 수입산 혼다가 현대차와 경쟁하기 어려운 이유이기도 했다.
지난 7일 미디어 공개행사에서 만나 본 하이브리드차 '아이오닉'도 현대차의 장점이 드러난 차였다. 최저 가격은 2290만원부터 시작하고 최고가는 2780만원이다.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하이브리드차인 도요타 프리우스보다 1000만원 싸다. 한국도요타가 아이오닉 가격에 다소 부담을 느낄지도 모르겠다.
보통사람(서민)들이 타는 대중차에 고급차와 같은 품질 수준을 기대하긴 어렵다. 흠은 있기 마련이다. 중요한 것은 사물을 바라보는 시각이다. 가격 대비 가치로 평가해야 한다.
요즘 '안티 현대' 네티즌들의 성향은 무조건 식의 공격적 태도를 보인다. 관련 기사가 올라오면 우선 비판부터 하고 본다. 그런 정서는 모두에게 공감을 사기 어렵다. 싸고 좋은 품질 앞에 누가 과연 욕할 수 있을까.
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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