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포커스
문정지구 등 주변지역 개발 활기
"행복주택 건립" vs "상권 조성"
국토부-서울시, 개발 놓고 갈등
[ 이해성 기자 ]
서울 강남구 고속철도(KTX) 수서역 개통이 오는 8월께로 정해졌다. 수서역에서 경기 성남을 거쳐 평택까지 이어지는 KTX 지하 노선이다. ‘서울 남부권 새 관문’으로 부상하면서 수서역세권 부동산시장도 들썩이고 있다.
수서역세권은 주거·상업시설 등이 어우러진 복합단지로 개발될 예정이다. 아직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으로 묶여 있고 토지거래 허가구역이라 거래가 활발하지는 않지만 역세권 내 일부 토지의 호가(소유자 매각 희망가격)는 3.3㎡당 1000만원까지 올랐다. 2011년 일부 토지 보상 때보다 세 배가량 높은 수준이다. 수서역세권 개발 방식을 둘러싼 서울시와 국토교통부 간 줄다리기는 계속 진행 중이다.
◆국토부-서울시, 행복주택 갈등
수서역세권은 북측 KTX 수서역사부지(9만8000㎡), 남측 주거·업무·상업시설 부 ?28만8000㎡)로 나뉜다. 역사 및 노선이 들어설 16만여㎡는 철도시설공단이 보상을 마쳤다. 아직 보상에 들어가지 않은 남측 부지는 비닐하우스로 뒤덮여 있다. 대부분 사유지다.
인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밤고개로에 인접한 곳은 3.3㎡당 600만~800만원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비닐하우스로 덮인 이곳 땅 일부는 협의양도인택지(일명 딱지)를 받을 수 있어 시세차익이 생길 수 있는 곳으로 알려졌다.
국토부는 당초 이곳을 작년 말까지 공공주택지구로 지정하려고 했다. 역사 부지 외에 업무·상업시설과 함께 행복주택 1900가구를 넣는 계획을 내놓고 주민공람을 실시했다. 그러자 서울시가 “행복주택(신혼부부·사회 초년생 등을 위한 임대주택) 실적을 채우려고 공공주택지구 지정을 강행한다”며 반발하자 지구 지정 절차를 멈췄다.
서울시의 반대 이유는 주변 교통 여건이 크게 나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인근 강남공공주택지구·세곡2지구(1만3000여가구) 등의 개발로 밤고개로가 상습적으로 정체되고 있어 광역교통대책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 같은 개발은 적절치 않다는 주장이다. 국토부 행복주택개발과 관계자는 “지방자치단체와의 갈등 없이 행복주택을 추진하는 게 기본 방향”이라며 “(서울시와) 협의를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근 아파트값, 꾸준한 상승세
서울시는 수서역세권과 철도차량기지를 인근 문정택지지구, 가락시장현대화사업 등과 연계해 종합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이 계획에 대한 용역을 진행 중이다. 서울시는 당초 ‘2030서울도시기본계획’상 이곳을 업무·연구개발(R&D)·물류 복합기지로 만들기로 하고 임대주택 건설은 염두에 두지 않았다.
서울시 도시계획과 관계자는 “수서역세권은 서울 남부 교통 요지로, 전국 거점으로 성장이 예상되는 만큼 행복주택 공급을 우선으로 한 개발 계획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반면 서울시는 수서역 서쪽 공영주차장 부지에 행복주택 44가구만을 짓는 방안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곳 행복주택은 또 강남구가 반대하고 있다.
수서역사 건설업체인 코오롱글로벌이 진행 중인 밤고개로 1단계 구간(수서역~SK주유소 800m) 확장공사(편도 3차선→4차선)는 올 6월 완공 예정이다. SK주유소 이후 자곡사거리, 세곡동사거리까지 1.9㎞ 구간 확장공사는 수서역세권 개발에 따른 공공기여금 또는 서울시 재정을 투입해 2018년까지 마무리하기로 했다.
이어지는 개발 소식에 수서역세권 인근 아파트값도 오름세다. 신동아 전용면적(이하) 49㎡는 작년 연초보다 31%가량 오른 5억3800만원에 최근 거래됐다. 래미안강남힐즈 101㎡는 작년 3월 실거래가(8억3000만원)보다 42%가량 오른 11억8500만원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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