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조정실장 어떤 자리길래…기재부·산업부 "국조실장 양보 못해"

입력 2016-01-10 19:14
세종시는 요즘…

부처간 업무 조율·규제 개혁 총괄…영전 '1순위'
기재부 출신 이석준, 문재도 산업 2차관 등 물망


[ 김주완 기자 ] 추경호 국무조정실장이 오는 4월 총선에 출마하기로 가닥을 잡으면서 후임 실장 자리를 놓고 다른 부처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장관급으로 격상된 뒤 국무조정실 출신이 실장을 맡은 적이 한 번도 없기 때문이다. 국무조정실장을 거쳐 영전하는 경우도 많았다. 실장 물망에 오른 인사들과 해당 부처가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다.


◆모든 부처 현안에 정통

정부조직법에 따르면 국무조정실장은 각 중앙행정기관의 지휘·감독, 정책 조정 및 사회위험·갈등의 관리, 정부 업무평가 및 규제개혁에 관해 국무총리를 보좌하는 것이 주된 업무다. 정부 부처 업무를 조정하고 조율하는 역할이다. 매주 열리는 차관회의도 주재한다. 박근혜 정부가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규제개혁 업무도 총괄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부처 간 정책 조율을 위해 모든 부처의 決뉨?두루 파악하고 핵심을 짚어내는 것이 국무조정실장의 기본 역량”이라고 말했다. 국무조정실장은 또 고위 당·정·청 회의 고정 멤버로 고도의 정무적인 판단도 요구된다. 세월호 참사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확산 등 국가 재난 발생 시 컨트롤타워 역할도 해야 하기 때문에 여론 대처 능력도 필수다.

이런 이유로 부처 간 정책 조정 기능을 주로 하는 부처인 기획재정부 출신이 국무조정실장을 가장 많이 맡았다. 1998년 장관급으로 격상된 뒤 전체 18명 중 11명(61.1%)의 국무조정실장이 기재부 출신이었다.

박근혜 정부 들어서도 국무조정실장 자리는 모두 기재부 출신이 차지했다. 이번 정부의 국무조정실장이었던 김동연 아주대 총장은 기재부 2차관에서 이동했고 추 실장은 기재부 1차관에서 옮겼다. 기재부 다음은 산업통상자원부로 총 3명의 국무조정실장을 배출했다. 이 밖에 행정자치부 2명, 외교부 1명, 비(非)고시 1명이 국무조정실장을 지냈다.

◆기재부 vs 산업부

추 실장 후임으로 거론되는 인사들도 주로 기재부와 산업부 출신이다. 기재부 2차관을 지낸 이석준 미래창조과학부 1차관, 이관섭 산업부 1차관, 문재도 산업부 2차관, 기재부 출신의 김상규 조달청장 등이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내부 승진 유력 후보인 조경규 국무조정실 2차장도 기재부 출신이다.

국무조정실장 자리에 관심이 쏠리는 또 다른 이유는 임기를 마친 뒤 더 높은 자리로 가거나 중책을 맡은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김진표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무조정실장을 지내고 경제부총리를 맡았다. 한덕수 기후변화센터 이사장은 경제부총리를 거쳐 국무총리까지 올랐? 김호식 전 국무조정실장은 이후에 해양수산부 장관, 국민연금관리공단 이사장 등을 지냈다.

대통령비서실 경제정책수석비서관을 지내고 국무조정실장을 맡았던 김영주 연세대 경제대학원 석좌교수는 산업자원부 장관으로 공직 생활을 마쳤다. 임상규 전 국무조정실장은 이후에 농림부 장관을 지냈다. 임종룡 금융위원회 위원장도 지난 정부에서 국무조정실장을 지냈다.

정부 관계자는 “국무조정실장은 국무회의는 물론 대통령 주재 회의에 자주 참석하기 때문에 다른 부처 장관보다 대통령의 ‘눈도장’을 받기 쉽다”며 “다른 부처의 현안을 잘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어떤 부처로 이동하든 적응하기도 쉽다”고 말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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