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정환 기자 ]
지난 6일 경기 화성동부경찰서 궐동지구대에 이모씨(56)가 편지 한 통을 갖고 왔다. “경찰관 덕분에 우리 아버지가 살 수 있었다”며 감사를 전하는 편지였다.
사연은 4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올해 80세로 치매를 앓고 있는 이씨의 아버지는 이날 집을 나가 오후 9시까지 돌아오지 않았다. 가족들은 경찰에 신고했다. 화성동부경찰서는 경찰관 80여명을 동원해 밤샘 수색을 벌였고 다음날 오전 9시20분께 오산 궐동 인근 공사장에서 이씨의 아버지를 발견했다. 발견 당시 공사판 수로변에 쓰러져 몸을 웅크리고 있던 그를 태안지구대 이훈 경사가 자신의 옷을 벗어 황급히 덮어줬다. 아버지를 찾았다는 소식에 밤새 경찰서에서 발을 동동 굴렀던 딸은 안도의 눈물을 흘렸다.
박명수 화성동부경찰서장(사진)은 “그날은 따뜻했던 날씨가 갑자기 영하로 내려가 매우 추웠다”며 “이런 날씨에는 80대 치매 노인의 생명이 위험할 수 있다고 판단해 가용 가능한 모든 인력을 동원해 구조에 나섰다”고 말했다.
이훈 경사는 “공사장 한쪽 수로변에 누워있는 노인을 본 순간 ‘찾아서 다행이다’는 생각보다 ‘추운 날씨 속에 무사해야 할 텐 ?rsquo;라는 걱정이 앞섰다”며 “이씨의 아버지가 건강을 회복하고 감사 편지도 받아 뿌듯하다”고 말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