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CES 2016이 보낸 희망 메시지
[ 김민성 기자 ] 혁신에 피곤하다. '노오력'이라 써야 노력이란 단어의 값어치가 보호받는 요즘. 혁신도 그렇다. 매일 혁신을 강요받는 '혁신 공해' 속에서 당신은 더 심드렁해질 것이다.
묻고 싶다. 당신은 정말 새해를 긍정하는가. 무슨 자신감에 2016년은 지난해보다 나을 거라고 1월 1일 덕담을 건넸는가. 매해 속아봤으면서 왜 바보처럼 또 그러시나.
세계 최대 전자전시회인 CES 2016 라스베이거스 현장에서 기억에 남는 풍경들과 만났다. 안내견과 함께 부스 구석구석를 둘러보던 맹인. 그리고 휠체어 바퀴를 매순간 손으로 밀며 광활한 전시장를 둘러보던 장애인들이었다.
기자의 머리를 깨운 건 화려한 스마트카도, 초고해상도 TV도, 드론도, 3D 프린터도 아니었다. 완생(完生)을 꿈꾸는 미생(未生)의 노력이었다. 보이지 않는 세상을 만지려는 그 맹인처럼 말이다.
전세계 150여개국의 3500여개 업체는 왜 새해 벽두부터 이 척박한 사막으로 몰려들었는가. 인간의 욕망이 세운 화려한 인공 도시에서 당신은 공허할지도 모른다. CES가 당신에게 혁신에 대한 정답을 선물하는 것도 아니다.
그럼에 ?불구하고, CES는 전자산업의 진화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바로미터다. 지난 40여 년간 전세계 소비자의 일상을 바꾼 혁신 제품들은 여지없이 CES를 통해 처음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CES가 '혁신의 전당'으로 불리는 까닭이다. 풀 한포기 자라기 힘든 사막 한가운데 세워진 라스베이거스가 인류의 지칠 줄 모르는 도전 그 자체다.
6일(현지시간) 개막 첫날 CES 공식 매체인 CES 데일리는 '혁신을 향한 집중력(Concentration of Innovation)'을 표지 제목으로 뽑았다. 혁신의 끈을 부여잡은 전자업계의 집요한 '노오력'이 인류의 잠재력을 얼마나 또 진전시킬지에 전세계에서 온 17만여명의 관람객은 함께 주목했다.
CES 2016은 2015년에 지친 많은 이들을 다시 일으켜세우고 있다. 비록 여기 정답은 없다해도 우리 모두 삶을 다시 긍정해보자고, 혁신에 집중해 인류의 가치를 더 발전시켜보자고 독려하고 있다.
이 CES의 기운을 당신과 나누고 싶다. 2016년 비록 세상이 그대를 다시 속일지라도, 그렇게 다시 시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힘내시라. 삶의 여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라스베이거스(미국)=김민성 한경닷컴 기자 me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