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즈 모황 역할도 하는 부산 북항의 국제여객터미널

입력 2016-01-08 14:52

부산항의 새 국제여객터미널에 첫 모항 크루즈선 뜬다.몰타 국적 스카이씨 골든 에라호가 11일 부산항 을 모항 삼아 기항한다. 부산시도 올해를 크루즈 도약의 원년으로 삼고 해외마케팅 강화와 부두개발 등으로 크루즈 관광객잡기 준비에 나섰다.



◆새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도 모항기능 가미

지난해 8월 31일 문을 연 부산 북항의 새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이 개장 후 처음으로 오는 11일 크루즈선의 모항(母港) 역할을 하게 된다. 비록 외국적 크루즈선을 대상으로 한 것이긴 하지만 이번 역할을 무난히 수행할 경우 지난해 말 설립한 팬스타라이너스-현대상선 합작 국적 크루즈선사의 향후 모항 선정 가능성도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새해부터 본격 시행된 부산시의 ‘크루즈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와 어우러져 더 많은 크루즈선 모항 유치 활동에도 힘을 얻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부산항만공사(BPA)는 몰타 국적 7만2000t급 크루즈선 ‘스카이씨 골든 에라’호가 오는 11일 사상 처음으로 새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을 모항 삼아 입출항 한다고 8일 발표했다. 이 크루즈선은 지난 7일 강원도 동해항에서 1800여 명의 중국인 관광객을 하선 시킨 후 한국인 관광객 750여 명을 태우고 출항, 일본을 경유해 이날 오전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로 들어온다.

부산항에서 한국인 승객들이 귀국 절차를 밟고 완전히 하선하면, 7일 동해항에서 하선했던 중국인 1800여명이 이 터미널에서 오후에 출국 절차를 밟고 승선, 곧장 중국 상하이항으로 돌아가게 된다.

이처럼 모항이란 크루즈선이 관광 등의 목적으로 잠시 들르는 기항(寄港)과 달리 출발하고 종착하는 항만으로, 승객과 승무원이 가장 많이 타고 내리며 급유나 식자재 같은 선용품 등의 근거지가 되는 주된 항만을 말한다. 따라서 쇼핑은 물론 시내 관광, 교통·숙박시설 이용, 선용품 및 선박부품 업계 이용 등을 통해 지역에 미치는 경제적 파급 효과도 단순 기항에 비해 약 3배에 달한다는 것이 재계 및 관광업계의 공통된 분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크루즈선이 2013년 109회, 2014년 110회, 지난해 71회 부산항에 기항했지만, 모항이 아니어서 이들 선박에 대한 부산지역 선용품 공급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아 실속이 적다는 지적을 받아왔다.이번 스카이씨 골든 에라호의 모항 취항은 새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로서 처음이기도 하지만 부산항 전체에서도 2년여 만의 일이어서 지역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터미널 운영을 맡고 있는 BPA 항만운영부 최준우 과장은 “법무부와의 긴밀한 협조를 통한 원활한 입출국 업무 수행, 승객들의 편리한 동선을 돕는 트랩의 원활한 설치 및 운영 등에도 만전을 기해 터미널이 단순 기항지가 아닌 모항으로서도 충분한 역량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보여드릴 것”이라고 밝혔다.

◆4계절 관광지 입지 구축하는 마케팅 강화와 크루즈 부두 개발로 관광객 준비

지난해 보다 3?이상의 크루즈 관광객을 맞는 부산시는 사계절 관광지로 새롭게 자리매김하고 크루즈 모항으로서의 입지도 다지는 전기를 마련했다. 상해, 오사카 등 해외설명회 개최·세일즈콜, B2B상담, 팸투어 등 부산시의 지속적인 공격마케팅이 싹을 틔우게 된 것이다. 2020년까지 연평균 34% 증가가 예상되는 중국 관광객을 포함,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크루즈 관광객에 대비한 부산시의 발걸음도 분주하다.

우선, 크루즈선의 대형화 추세에 맞춰 8만 톤 급 영도 크루즈 부두를 22만 톤급 규모로 2018년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공사 기간 영도 크루즈 부두를 대신할 감만부두는 환경정비, 안전점검, 셔틀버스, 관광안내소, 환전소, 크루즈 버디(자원봉사자) 운영 등 관광객들이 불편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새롭게 정비할 예정이다.

여러 해 노력해 온 시내면세점 추가 확충은 물론 △부산형 관광기념품 개발 △중국인 관광객 전문음식점 확대 △관광통역안내사 양성 △관광안내체계 개선 등 크루즈 관광객 편의 제공을 위한 서병수 부산시장의 특별한 주문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지역경제 파급효과를 위한 방안도 새롭게 마련한다. 재래시장 연계 관광상품 개발, 여행사 인센티브 제공은 물론 축제, 국악공연, 전통체험 등을 연계한 테마별 관광프로그램도 개발한다.

때맞춰 올해 5월 아시아 최대 규모의 크루즈 박람회 ‘SCA2016(Seatrade Cruise Asia)’도 개최된다. 아시아 20여 개국 크루즈 관계자 약 2,000여 명이 참석하는 컨퍼런스, 전시회, 워크숍, 팸투어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된다.지난해 큰 호응을 얻은 한복페스티벌과 연계, 관광객들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할 예정이다.

부산시는 지난 1일 ‘크루즈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본격 시행 운영에 들어갔다. 이 조례는 선용품, 선박수리산업 등 항만 뿌리산업을 기반으로 부산을 크루즈 모항으로 육성하기 위한 국내외 크루즈선사 지원 방안 및 근거를 규정하고 있다.

서병수 시장은 “2016년을 사계절 국제크루즈 관광지로의 입지를 다지는 원년으로 삼고, 2017년부터 부산국제크루즈컨벤션을 지속적으로 열어 크루즈 모항도시 부산의 입지를 다져나가겠다”고 밝혔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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