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경기 성남 분당도서관, 할머니가 들려주는 옛이야기…어느새 동심은 동화 속으로

입력 2016-01-07 18:15
스토리가 있는 도서관


[ 박상익 기자 ]
경기 성남시 정자동에 있는 분당도서관에선 할머니들이 매주 목·금요일 오후 3시30분부터 30분 동안 손자뻘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준다. 단순히 동화책을 읽어주는 것이 아니라 할머니들이 그림이나 작은 장난감 같은 교구를 손수 제작해 아이들과 소통한다. 이 도서관의 대표 프로그램인 ‘재미솔솔 이야기 할머니’다. 평소 구연동화를 접하기 어려운 아이들은 귀를 쫑긋 세운 채 이야기에 빠져든다.

이야기꾼 할머니들은 같은 이름의 도서관 문화강좌를 1년 동안 수강한 사람들로, 이곳을 비롯한 분당구의 작은도서관에서 자원봉사자로 활동하고 있다. 이야기 할머니 외에도 동화책 읽어주기, 도서관 견학 같은 프로그램을 매일 오후 운영해 어린이집·유치원 수업을 마친 아이와 학부모가 도서관을 자주 찾는다.

분당도서관은 1999년 개관한 시립도서관이다. 여러 차례의 보수공사를 통해 신축 도서관 못지않게 쾌적한 데다 한솔마을·상록마을·정든마을 등 아파트 단지가 가까워 이용자들이 자주 찾는다. 시설이 쾌적할 뿐만 아니라 다양한 프로그램을 활발히 운영해 주민막觀壙?호응을 얻고 있다.

도서관 1층 중앙 로비 한쪽엔 북카페가 있다. “성남시에도 향기 나는 도서관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한 시민의 건의에 따라 지난해 1월 문을 열었다. 분당노인종합복지관을 운영하는 지구촌사회복지재단과 카페운영 협약을 체결해 60세 이상 ‘시니어 바리스타’들이 커피를 만들고 있다.

이런 노력을 인정받아 분당도서관은 지난해 10월 ‘2015년 전국 도서관 운영평가’에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을 받았다. 류진열 분당도서관장은 “카페 수익금은 노년층 일자리 창출을 위한 사업비로 활용해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며 “도서관에 퍼지는 커피 향기가 이곳을 따뜻하고 활기찬 공간으로 바꾸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조선 왕실문화를 주제로 시행한 ‘길 위의 인문학’ 프로그램에는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진이 강사로 참여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런 호응에 힘입어 올해는 ‘전쟁과 역사, 인문학을 말하다’를 주제로 연속 강의를 준비하고 있다. 개관 당시부터 운영하고 있는 장애인열람실은 점자·녹음도서 5000여권을 구비하고 있으며 시각장애인 컴퓨터 교육도 주기적으로 하고 있다. 국어교사로 일하다 은퇴한 장애인열람실 자원봉사자는 사비를 들여 장애인들과 외부 활동을 할 정도로 열성적이다.

성남=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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