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부고속도로 '한남~양재IC' 지하화 추진…들썩이는 서초

입력 2016-01-05 17:50
롯데칠성·남부터미널 부지
개발 공공기여금 수천억 활용
서초구, 타당성 검토 본격 나서


[ 이해성 기자 ]
서울 서초구가 경부고속도로 진입부(한남IC~양재IC)를 지하화하는 내용의 일명 ‘나비플랜’(조감도) 공론화에 나섰다. 구(區)유지 등을 매각하고 서초동 롯데칠성 부지 등의 민간 개발사업에서 나오는 공공기여금을 활용해 1조5000억원가량의 사업비를 조달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서초구는 올해 이 사업 예비타당성 조사를 서울시와 함께 시작할 예정이다.

이 사업 추진이 결정되면 경부고속도로 서울 구간이 지나는 반포동 서초동 양재동 등의 부동산시장은 상당 기간 호황을 맞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서초구를 동서로 갈라놓고 있는 고속도로가 지하로 들어가고 지상에 공원과 복합단지가 조성되면 도시 외관 경쟁력도 크게 높아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서초구 관계자는 “나비플랜은 서초구가 1988년 강남구에서 분리된 뒤 처음 마련한 대규모 도시계획”이라며 “서초구 모양이 나비와 비슷해 붙인 이름”이라고 말했다.

나비플랜은 상습 정체지역인 한남IC~양재IC 구간을 지하화한 뒤 구간별 진출입로를 지상과 지하로 나눠 교통을 분산시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하굴착 공법을 적용하면 공사기간 내 교통 혼잡도 줄일 수 있다는 게 서초구의 주장이다. 공사가 끝나면 약 56만㎡의 여유 공간이 생기고 일부는 녹지, 일부는 복합단지로 개발한다는 구상이다.

문제는 재원이다. 서초구는 롯데칠성음료 부지, 남부터미널 부지 등에서 나오는 개발 공공기여금을 최대한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롯데칠성음료가 47층짜리 복합건물 등을 짓겠다고 최근 제안한 롯데칠성 부지(3만7000여㎡)에 대한 공공기여금은 4500억원가량으로 추정되고 있다. 서초구는 롯데칠성 부지 옆 코오롱 부지(8844㎡·업무빌딩 건설 예정)를 통해서도 600억원가량의 공공기여금 수입을 예상하고 있다.

지난달 대한전선에서 대명종합건설로 소유권이 넘어간 서초동 남부터미널 부지(1만9121㎡)의 개발 공공기여금도 상당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대한전선은 이곳에 호텔(34층)과 업무용빌딩(30층) 등을 짓겠다고 제안했다. 일반상업지인 이곳은 정류장시설 때문에 용적률이 600%로 묶여 있다. 복합개발이 가능하도록 지구단위계획을 손보면 용적률이 800%까지 올라간다. 공공기여금이 늘어날 여지가 있다는 설명이다.

공매절차를 밟고 있는 양재동 파이시티(옛 화물터미널) 부지 등도 공공기여금 후보군이다. 서울시는 유통업무시설로 지정돼 있는 이곳 양재IC 주변을 연구개발(R&D)특구로 바꾸기로 하고 용역을 진행 중이다. 용역 결과는 5월께 나온다. 삼성그룹 R&D캠퍼스, LG전자 우면연구소, KT 연구개발센터 등 이미 들어선 연구소를 통합 지원하는 거점을 만드는 게 목표다. 서울시 도시안전총괄본부 관계자는 “서초구 제안(나비플랜)을 진행할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말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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