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채선희 기자 ] 새해 벽두부터 중국 증시가 폭락하면서 글로벌 증시에 한파가 몰아닥쳤다. 증시 전문가들은 "중국 증시가 급락한 덕에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 매력이 커진 상황"이라며 "매수 전략도 여전히 유효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 '새해 첫 거래일' 중국 증시 폭락…경기불안 등 불확실성이 투매 자극"
새해 첫 거래일인 지난 4일 금융시장은 새파랗게 질렸다. 중국 증시가 7% 이상 급락해 거래가 조기 중단되면서 아시아 금융시장이 도미노처럼 무너졌기 때문이다.
중국의 대형주로 구성된 CSI300지수는 장중 6.98% 하락하며 3500선이 붕괴됐고, 상하이종합지수는 6.85% 하락하며 3300선이 무너진 채 거래를 마쳤다. 이 과정에선 중국 정부가 올해 처음으로 도입한 서킷브레이커도 두 차례나 발효됐다.
증시 전문가들은 5일 중국 증시 폭락사태의 배경으로 ▲중국 경제둔화 및 위안화 추가 절하 우려 ▲대주주의 지분 동결 해제 ▲중동발 불안 등을 꼽았다.
박석중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 급락장을 바라보는 시각에는 다양한 의견이 존재한다"며 "중국 본토 증권사를 비롯한 금융기관 조차도 지수 급락에 대해 의문을 제기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시장 의견을 종합해보면 대내외 경기 불안감(경기 및 ??, 오버행 이슈(대주주 지분 매각 규제 해제, 신규 기업공개 확대)의 불확실성이 개인과 기관의 투매 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대주주 지분 매각 규제 해제, 위안화 환율 변동성 확대가 기관투자자 매도 심리를 자극했다고 분석했다.
◆ "중국 증시 하락 '일시적'…이달 중순 이후 안정세 회복 전망"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 경제와 증시를 비관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으며 매수 전략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이 꼽는 증시 폭락의 요인 중 하나인 제조업 부진의 경우 내부 구조적 문제에 기인한다기보다 글로벌 수요 부진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박옥희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제조업 PMI가 부진했다고 해서 중국 경제에 대해 비관할 필요는 없다며 "글로벌 수요가 약한 가운데 수출이 부진한 상황이므로 제조업의 경기 개선을 기대하기엔 아직 이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부동산을 시작으로 소비시장에서도 바닥 탈출 신호가 나타났고 생산 부문 증가율도 반등한 상황을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예은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증시 하락이 추세적으로 진행되기 보다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이날 중화권 증시는 3% 이상 급락세로 출발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상승반전에 성공했다. 오전 10시52분 현재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전일 대비 25.91포인트(0.79%) 상승한 3322.17를 기록하고 있다.
전종규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국 증시가 이달 중순 이후 안정세를 회복할 것으로 예상했 ?
전 연구원은 "투자자들의 패닉을 초래한 요인들에 대해서 중국 정부의 정책 대응이 빠르다면 증시는 서서히 안정을 찾아갈 것"이라며 "중국 경기의 경착륙 가능성이 낮고 주식시장 개방화, 연기금 매수확대라는 긍정적인 요인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 "밸류에이션 매력 충분…박스권 하단에서 매수할 필요"
박석중 연구원은 "중국 투자에 대한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할 필요가 있다"며 "그러나 주식시장의 변동성 확대를 신용경색 등 금융시장 리스크로 확대 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높은 밸류에이션이 부담스러웠던 성장주와 우량주 종목으로의 접근은 가능하다"며 "상하이종합지수의 현 구간은 밸류에이션 매력이 충분하며 3400포인트 이하에선 분할매수 전략이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전 연구원 또한 중국 증시의 급락으로 밸류에이션 매력이 상당히 높아졌다는 평가를 내놨다.
그는 "전날 종가기준으로 상해종합지수의 주가수익비율(P/E)과 주가순자산비율(P/B)은 각각 12.7배, 1.5배"라며 "과거 10년 평균 대비 각각 10.8%, 28.5% 가량 디스카운트 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은택 SK증권 연구원은 "중국 경제성장에 대한 우려와 주가 급락은 결국 증시 부양책으로 이어질 것이고, 이는 단기 저가매수의 재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연구원은 "다만 상반기엔 주가 등락이 심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박스권 하단에서만 매수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덧붙였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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