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
[ 박한신 기자 ]
금융위원회와 한국경제신문사가 공동 제정한 다산금융상 제25회 시상식이 5일 오후 2시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2층 크리스탈볼룸에서 범(汎)금융기관 신년 인사회와 함께 열린다. 다산금융상은 탁월한 실적으로 금융산업 발전에 이바지한 금융인과 금융회사를 표창하기 위해 1992년 제정됐다. 올해는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대상 수상자로, KB손해보험(대표이사 직무대행 부사장 허정수)·NH투자증권(사장 김원규)·미래에셋자산운용(부회장 정상기)·하나카드(사장 정해붕)가 부문별 수상 회사로 뽑혔다. 대상 수상자와 부문별 수상 회사를 소개한다.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사진)은 지난해 하나·외환은행 조기 통합에 성공했을 뿐만 아니라 하나금융그룹 경영에서 큰 성과를 낸 점을 높이 평가받았다.
2014년 7월 김 회장은 따로 운영하던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을 통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외환은행의 계속된 수익성 저하를 고려할 때 두 은행을 따로 운영해서는 1등 금융그룹으로의 도약이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당시 금융권에선 당연한 결정이라고 봤지만, 노조 반발 등을 고려할 때 아무도 쉽게 이뤄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김 회장 취임 전 하나금융지주가 외환은행을 인수할 때 5년간 독립경영을 보장한다고 합의했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곧바로 외환은행 노조의 거센 저항에 부딪혔다. 그렇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두 은행 조기 합병의 필요성을 앞세워 끈질기게 노조를 설득했다. ‘노조는 장기적인 성장의 동반자인 만큼 강압이 아니라 설득을 통해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었다. 김 회장이 합병 얘기를 꺼낸 지 1년여 만에 노조는 “경영 상황 악화 위기를 극복하고 미래로 나아가자는 데 양측이 공감했다”며 합병에 동의했다. 한국협상학회는 김 회장의 이 같은 협상력에 대해 “회사 발전과 고객 만족, 국민경제 발전이라는 삼각 목표를 지향하며 일방적인 협상이 아니라 서로가 상생하는 협상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했다”고 평가했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은 지난해 9월 KEB하나은행으로 통합해 재출범했다. 총자산 약 339조원의 국내 1위(자산 규모 기준) 은행이다. 하나금융으로선 금융시장 경쟁이 날로 격화하는 상황에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면서 기존 하나·외환은행이 시너지를 내기 위한 발판을 마련한 것이다. 외환은행 노조는 합병 이후 “노사 상생을 위해 지난해 급여인상분을 반납하겠다”고 밝혀 주위를 놀라게 했다.
김 회장은 하나금융그룹 경영에서도 두드러진 성과를 냈다. 하나금융의 총자산순이익률(ROA)은 2013년 0.34%, 2014년 0.31%에서 지난해 상반기 0.46%로 뛰었다.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은 2013년 4.75%, 2014년 4.48%에 이어 지난해 6.80%로 괄목할 만한 발전을 이뤄냈다. 수익성 지표뿐 아니라 안정성 측면에서도 마찬가지다. 하나금융의 차입금 의존도는 2013년 17.70%, 2014년 16.66%, 2015년 16.06%로 꾸준히 줄었다.
미래금융 측면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김 회장은 미래금융의 가장 중요한 축으로 평가받는 핀테크(금융+기술)와 글로벌사업 부문에서 큰 성과를 냈다. 먼저 핀테크사업에서는 금융권 최초의 고객관리 플랫폼인 하나멤버스를 출시하며 경쟁사를 앞서나갔다. 하나멤버스는 하나금융과의 거래를 통해 포인트를 쌓고 이를 전국 어디서나 현금처럼 쓸 수 있는 모바일 앱(응용프로그램) 플랫폼이다. 출시 두 달여 만인 지난해 말까지 약 170만명의 가입자를 유치하며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사업에서도 하나금융은 차별화를 이뤄내고 있다. KEB하나은행 인도네시아법인의 현지 직원 비율은 98.2%, 현지 고객 비율은 86.3%에 달한다. 현지 직원 비율이 95.7%에 이르는 중국법인 또한 현지인 대상의 위안화 영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박한신 기자 han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