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프티 나인' 급등
S&P500지수 2.2% 하락 속 페이스북 등은 60% 이상 올라
'장기랠리 마감' 신호?
1960년대 '니프티 피프티'때 일부 종목만 오른 후 침체 시작
[ 이상은 기자 ] 지난해 미국 증시를 대표한 S&P500지수가 2.2% 떨어졌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후 최악의 수익률이다. 그나마 낙폭을 이 정도로 막은 것은 페이스북 구글 아마존 등 일부 종목이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이처럼 소수 주식만 급등하고 나머지는 모두 부진한 장세는 미국 증시의 장기 랠리가 끝나가는 신호일 수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4일 보도했다.
FT는 최근 투자자들의 자금이 쏠리고 있는 9개 종목을 묶어 ‘니프티 나인(9개 우량주)’이라고 이름 붙였다.
미국 투자자들은 페이스북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 등 정보기술(IT) 대장주 4개의 첫 글자를 따 ‘팡(FANG)’이라고 부른다. 니프티 나인은 여기에 마이크로소프트(MS), 세일즈포스, 이베이, 스타벅스, 프라이스라인 등 5개 종목을 더한 것이다. 대부분 종목이 죽을 쑨 지난해 9개 종목은 전부 60% 이상 주가가 급등했다.
FT가 9개 종목을 니프티 나인이라고 부르는 것은 ‘니프티 피프티(50개 우량주)’에 자금이 몰린 1960년대 말과 현재 장세가 비슷해서다. 당시 미국에선 제록스 다우케미칼 일라이릴리 등 우량주 50종목에 투자가 몰리고 나머지 주식은 하락하는 양극화 현상이 나타났다. 이후 1970년대부터 장기불황이 시작됐다.
짐 폴슨 웰스캐피털매니지먼트 수석전략담당자는 “최근 시장은 대부분 주식이 하락세인 와중에 일부 종목만 강세를 보인 니프티 피프티 때와 비슷한 느낌을 준다”고 FT에 말했다.
시장심리분석 전문가인 피터 앳워터 파이낸셜인사이츠 대표는 이런 상황을 두고 지난달 초 “S&P500 편입종목 중 상위 10개는 13.9% 오르고, 나머지 490개는 5.8% 떨어졌다”며 “1990년대 말 이후 가장 심각한 양극화”라고 평가했다.
FT는 “니프티 나인만 주가가 오르는 것은 다윈의 진화론처럼 자연스러운 결과”라고 설명했다. 돈을 버는 기업이 이들뿐이라는 얘기다. 투자자가 이 기업을 심사숙고해 선별했다기보다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봐야 한다는 해석이다.
지난해 3분기 S&P500 기업 평균 순이익은 전년 동기와 비교해 0.8% 줄었다. 2분기(-2.1%)에 이어 두 분기 연속 감소했다. 4분기에도 3.5%가량 줄어든 것으로 시장은 추정하고 있다.
FT는 증시가 추가 약세를 보일 수 있는 또 다른 이유로 미국 증시가 고평가됐다는 점을 꼽았다. 작년 8월 중국 위안화 평가절하로 시장이 충격받았을 때 미 증시도 10% 이상 하락하는 사태를 겪었지만 금세 원상복구했다.
심지어 지난해 10월 S&P500은 사상 최고치에 200포인트 차이로 근접하기까지 했다. 높은 주가를 지지할 만한 요인이 없다면 증시가 조정받을 여지가 있다는 뜻이다.
다만 FT는 미국 경제가 침체에 접어들고 있다는 신호는 별로 없다고 분 ?杉? 제조업은 글로벌 경기 둔화의 영향을 받겠지만 다른 분야에서는 경제가 비교적 탄탄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폴슨은 “올해 미국 증시는 횡보하겠지만 침체까지 예상되진 않는다”고 말했다.
■ 니프티 나인 (9개 우량주)
△페이스북 △아마존 △이베이 △넷플릭스 △구글 △스타벅스 △마이크로소프트 △세일즈포스 △프라이스라인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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