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숨은 보석' 같은 그 곳서 우리의 낭만이 달린다

입력 2016-01-04 07:10
수정 2016-01-04 09:23
주한 외국관광청이 꼽은 2016 유망 관광지

유럽서 가장 긴 빙하 만나는 스위스 리더알프…
금빛 모래사장 펼쳐지는 이집트 라스 무함마드 공원…
캐나다 퀘벡시티, 18세기 프랑스에 온 것 같아~
미국 옐로스톤 공원, '팔색조 온천'이 꿈틀
태국 후아힌, '왕립 휴양지' 이름값


[ 김명상 기자 ] 세계 각지에는 아직도 잘 알려지지 않았거나 덜 주목받은 여행지가 많다. 유명 여행지에 비해 붐비지 않아 여유롭고, 가격도 합리적인 것이 장점이다. 2016년 새해를 맞아 주요 주한 외국관광청들이 올해 중점적으로 알리려는 관광지가 어디인지 미리 알아봤다. 지금까지 조명이 덜 됐지만 누구나 좋아할 만한 곳들이 여럿 있다. 관심이 있다면 일찍 준비하자. 너무 유명해지면 늦다. 현지의 원래 매력이 잘 보존된 지금이 여행을 떠나거나 준비하기에 좋은 시기다.

남미-아마존 관광을 페루에서 즐기다

‘아마존’이라고 하면 대개는 브라질을 먼저 떠올린다. 그러나 아마존 강의 발원지는 페루 남부 안데스산맥의 미스미 산이다. 페루에서 아마존 여행을 하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다. 아마존은 ‘지구의 허파’라는 별煮娥?생태의 보물지대로 잘 알려져 있다. 특히 페루 남동부에 있는 ‘탐보파타 자연보호지구’는 아마존 분지와 안데스산맥이 만나는 지점이다. 조류 1300종, 포유류 200종, 개구리 90종, 나비 1200종, 꽃식물 1만종이 서식한다.

잠자리 걱정은 ‘잉카테라 캐노피 트리하우스’가 씻어준다. 영국의 일간지 텔레그래프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로맨틱한 호텔’ 중 하나다. 탐보파타 자연보호지역의 관문인 푸에르토 말도나도 지역에 있다. 지면에서 약 27m 높이에 지어진 친환경 호텔이라는 것이 특징이다.

페루의 아마존을 즐기는 또 다른 방법은 크루즈다. 아쿠아 익스페디션즈(aquaexpeditions.com)의 럭셔리 크루즈를 타면 객실에 누워서 통유리를 통해 여유롭게 아마존 풍광을 볼 수 있다. 페루 북동부의 아마존 지역에 자리한 이퀴토스(Iquitos)에서 출발한다. 2월5일 출발하는 7일 일정의 경우 8120달러부터.

북미-프랑스 분위기를 캐나다에서 느끼세요

캐나다를 방문하는 한국인이 크게 늘면서 올해엔 인기 여행지가 더 늘어날 전망이다. 한국 여행객에게 가장 많이 알려진 곳은 캐나다 온타리오 주다. 나이아가라 폭포를 비롯해 5대호 중 4개가 이 주에 접해 있고, 캐나다 제1의 도시 토론토(Toronto)도 온타리오 주에 있다.

영국적인 느낌이 강한 온타리오 주와 달리 퀘벡 주는 프랑스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곳이다. 토론토에서 북동쪽으로 약 800㎞를 가면 ‘캐나?속 프랑스’라는 별명이 있는 퀘벡 시티(Quebec City)에 닿는다. 인구의 90%가 프랑스어를 쓰기 때문에 마치 프랑스에 와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질 만한 곳이다. 오랜 역사를 가진 광장과 18세기 초에 지은 건축물, 성곽 안의 구불구불한 골목, 마음을 사로잡는 예쁜 카페, 형형색색 꽃들로 장식된 창문, 파스텔 색상의 건물, 개성 가득한 간판들이 방문객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오는 6월부터 에어캐나다가 토론토 직항편을 운항하고, 대한항공도 토론토 직항편을 증편해 매일 운항할 예정이어서 온타리오 주와 퀘벡 주를 여행하는 방법이 다양하고 편리해질 전망이다.


북미-국립공원, 미국 관광의 새로운 경험

미국은 광활한 대륙이 특징인 국가다. 지역마다 독특하고 다양한 동식물을 볼 수 있는데 그 진수를 만나려면 국립공원으로 가면 된다. 미국 정부가 지정한 국립공원은 401개에 이른다. 모두 수억년 동안 형성된 지구의 지질학적 보물창고다.

많은 국립공원 중에서도 옐로스톤 국립공원(nps.gov/yell/index.htm)은 아름답고 신비로운 자연과 다양한 야생 동물을 직접 보고 체험할 수 있는 자연의 놀이터다. 1978년에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됐으며 전체 면적의 96%가 와이오밍(Wyoming) 주에 있다. 미네랄이 풍부한 온천수가 석회암과 만나 표면을 노랗게 변색시켜 ‘옐로스톤’이란 이름을 갖게 됐다.

옐로스톤 국립공원은 때와 장소에 따라 천변만화한다. 한쪽에서는 솟구치는 간헐천과 펄펄 끓는 온천수를, 다른 쪽에서는 수정처럼 맑은 호수와 굉음을 내며 쏟아지는 폭포를 볼 수 있다. 한꺼번에 여러 자연경관을 만날 수 있기 때문에 언제나 관광객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다. 또한 멸종위기에 처한 동물까지 마주할 수 있는 세계적인 야생동물 보호구역이기도 하다.

유럽-알프스 고봉과 빙하의 절묘한 조화

알프스에는 대자연이 만들어낸 얼음왕국이 있다. 유럽 최장의 빙하로 알려진 알레치 빙하(Aletsch Glacier)는 길이 23㎞, 최대 두께 900m, 여의도의 20배가 넘는 광활한 면적을 자랑한다.

알레치 빙하를 보는 좋은 방법 중 하나는 에기스호른(Eggishorn), 베트머호른(Bettmerhorn), 무스플루(Moosfluh) 등으로 올라가 내려다 보는 것이다. 편하게 가고 싶다면 리더알프(riederalp.ch)에 먼저 들러보자. 스위스 취리히에서 남쪽으로 약 180㎞ 떨어진 리더알프는 해발 1925m에 자리한 마을로 알레치 빙하를 관람하려는 여행객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리더알프에서 전기버스를 타고 베트머알프로 이동한 후 곤돌라를 타면 해발 2647m의 베트머호른으로 올라갈 수 있다. 베트머호른에 도착하면 거대한 빙하의 세계를 만나게 된다. 오랜 시간 동안 형성된 깊은 알프스 속 숨겨진 보물이 주는 감동은 인간의 부족함과 자연의 위대함을 동시에 깨닫게 한다.

내려올 때는 곤돌라를 타는 대신 리더알프까지 하이킹을 하는 것이 좋다. 길이 완만한 편이라서 누구나 쉽게 내려올 수 있고, 표지판이 잘 갖瑩?있어서 길을 잃을 염려도 없다. 하이킹 중간에 마련된 쉼터에서 잠시 여유를 갖고 주변의 고봉을 바라보면 일상의 시름도 잊혀진다.

겨울은 리더알프를 찾아가기 좋은 시기다. 리더알프, 베트머호른과 에기스호른 사이에는 12월터 이듬해 4월까지 이용할 수 있는 절경의 스키코스가 펼쳐진다.


남태평양-호주 해안 절경 구경에 캠핑까지

호주의 바다 풍경과 아름다운 자연의 멋에 푹 빠질 수 있는 환상적인 드라이브 코스를 달려보자. 2005년에 개통된 그랜드 퍼시픽 드라이브(Grand Pacific Drive)는 시드니 남부 외곽의 로열국립공원부터 울런공(Wollonggong)과 키아마(Kiama)를 거쳐 나우라(Nowra)까지 이어지는 총연장 140㎞의 도로다. 해안 절벽을 따라 뻗은 드라이브 코스에서 각기 다른 매력을 가진 해변을 만나고 중간에 캠핑시설에서 머물 수도 있다.

그랜드 퍼시픽 드라이브의 하이라이트는 2005년 12월에 개통된 길이 665m의 콘크리트 교량인 시 클리프 브리지(Sea Cliff Bridge)다. 그랜드 퍼시픽 드라이브에서 최고의 경치를 즐길 수 있는 곳으로 구간 중 가장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키아마에서 남쪽으로 74㎞ 더 내려가면 하얀 모래 해변을 가진 하이암스 비치(Hyams Beach)에 닿는다. 바로 옆 저비스 베이(Jervis Bay)에서는 돌고래 탐방선을 타고 20분 정도 나가면 헤엄치는 야생 돌고래를 만날 수 있다. 키아마에서 저비스 베이로 가는 도중에는 페이퍼바크 캠프(paperbarkcamp.com.au)라는 글램핑 장소가 있다. 텐트 안에는 침대, 샤워실까지 마련돼 있어 편리하다.

이집트-피라미드가 전부라는 편견은 이제 그만

이집트 하면 우선 피라미드, 스핑크스, 사막부터 떠올리는 것이 보통이다. 이제 황량한 모래 위의 고대 유적에 대한 편견을 깨뜨려도 좋다. 야생동물이 뛰놀고 물놀이도 할 수 있는 국립공원이 이집트에도 있으니까.

시나이 반도의 끝에 있는 라스 무함마드(Ras Muhammad) 국립공원은 이집트 최고의 해양 휴양지로 알려진 샤름 엘-셰이크(Sharm El-Sheik)에서 약 12㎞ 떨어져 있다. 약 460㎢ 넓이의 이 국립공원은 이집트 최초의 생태보호구역으로 지정됐으며 야생동물과 자연환경이 잘 보호된 곳이다. 라스 무함마드는 아랍어로 ‘무함마드의 머리’라는 뜻. 여기에 있는 절벽이 사람의 옆얼굴 모양을 하고 있어서 이런 이름을 갖게 됐다. 어떤 형태의 건축도 금지돼 있기 때문에 시간이 멈춘 듯한 원초적인 자연의 아름다움을 만날 수 있다.

바닷물은 해변에 노니는 열대어들을 두 눈으로 볼 수 있을 정도로 깨끗하다. 황금빛 모래사장, 협곡이 어우러진 모습을 보려는 전 세계 여행객이 끊이지 않는다. 전문 다이버가 아니더라도 스노클링을 비롯해 패러세일링, 요트, 윈드서핑 등 다양한 해양 스포츠를 쉽게 체험할 수 있다.

동북아-다양한 취향 만족시키는 일본

한국인의 인기 여행지 중 하나인 일본. 하지만 함께 간 일행끼리 취향이 달라 일정?틀어지는 경우도 가끔 생긴다. 이런 낭패를 피하려면 미에현의 ‘나가시마 랜드와 나바나노 사토’로 가보자. 재미, 쇼핑, 음식, 관광, 휴식 등이 모두 결합된 여행지다.

나고야에서 38㎞ 떨어진 나가시마 스파랜드(nagashima-onsen.co.jp)는 40여종의 놀이기구와 노천온천, 워터파크, 호텔, 쇼핑몰을 갖춘 종합 테마파크다. 놀이기구 중 지상 43m의 높이까지 상승해 단번에 경사면을 급강하하며 다채로운 코스를 도는 ‘아크로바트’가 인기다. ‘절규 머신’이라고 불릴 정도로 무시무시한 스릴을 선사한다.

나가시마 스파랜드에서 자동차로 20분 정도 가면 대형 식물원 ‘나바나노 사토’에 닿는다. 내부에는 세계 각지에서 들여온 꽃과 나무가 가득하다. 철에 따라 매화, 벚꽃, 장미, 수국, 달리아, 코스모스 등의 꽃으로 장식된 정원을 볼 수 있다. 특히 세계 각국에서 수집한 수백 종의 꽃을 모아놓은 베고니아 가든에선 남미 안데스산맥이 원산지인 베고니아(Begonia)와 다양한 전 세계의 꽃들을 만날 수 있다.

야간에 열리는 ‘나바나노 사토 일루미네이션’은 최첨단 LED 기술을 이용한 빛의 향연이다. 올해 주제는 명작 애니메이션 ‘알프스의 소녀 하이디’에서 영감을 얻어 연출했다. 내년 5월8일까지 개최된다.

동남아-태국 왕실의 휴양지에서 힐링을 맛보다

태국 방콕 남서쪽으로 210㎞ 떨어진 후아힌은 1920년 말 라마 7세가 여름 궁전인 끌라이 깡원(Klai Kangwon)을 지은 후 휴양지로 개森?곳이다. 태국 왕실의 휴양지답게 조용하고 한적한 곳이지만 최근 워터파크 및 독특한 쇼핑센터들이 새롭게 개장하고 있어 새로운 가족여행지로 떠오르고 있다.

후아힌에선 화려하지 않지만 소소한 볼거리가 눈길을 잡아끈다. 라마 6세 때 태국의 화려한 전통 양식으로 지은 후아힌 기차역은 태국의 오래된 기차역 중 하나다. 외부에는 증기기관차도 전시하고 있어서 관광객으로 늘 북적인다.

후아힌 시내에서 남쪽으로 4㎞ 떨어진 따끼엡 산(Khao Takiap)은 활 시위 모양으로 부드럽게 휜 후아힌의 전경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정상에 있는 사원에 오르면 왼쪽으로는 후아힌 시내가, 오른쪽으로는 드넓은 바다가 펼쳐진다. 산 북쪽에는 거대한 금색의 불상이 바다를 향하고 있는 모습도 볼 수 있다.

후아힌에서 꼭 들러봐야 할 곳은 야시장이다. 데찬누칫 거리(Dechanuchit Road)의 한 귀퉁이에서 시작된 야시장에서는 각종 해산물과 태국 요리 등 푸짐한 먹거리를 일반 식당보다 싼 가격에 맛볼 수 있다. 각종 기념품, 옷, 생활용품 등을 살 수도 있다.

김명상 기자 terr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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