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현대·신세계 등 '빅3'
품목별 증가율 남성복이 최고
할인행사에 고가 외투 많이 팔려
소비심리 회복 기대감 '솔솔'
[ 정인설 / 강영연 기자 ]
올해 백화점 세일 첫날, 남성복의 매출 호조가 두드러졌다. 롯데·현대·신세계 등 주요 백화점에서 일제히 여성복 매출 증가율을 앞질렀다. 수년간 불황이던 남성복 업체들이 대대적인 할인 행사를 벌인 데다 작년 연말 반짝 한파로 남성들이 겨울옷 구매에 나섰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롯데백화점은 올해 첫 토요일인 지난 2일 남성복 매출이 작년 첫 토요일보다 96.8% 늘어났다고 3일 밝혔다. 이날 롯데백화점의 전체 매출 증가율(43%)과 여성복 매출 증가율(45.7%)의 두 배 이상이다.
다른 백화점에서도 남성복 매장의 실적이 좋았다. 현대백화점의 신년 세일 첫 토요일 남성복 매출은 작년 대비 87.2% 늘었다. 전체 매출 증가율(43.1%)과 여성복 매출 증가율(55.3%)보다 높은 수치다. 이날 신세계백화점의 남성복 매출 증가율도 66.4%로 여성복 매출 증가율(25.4%)의 2.5배를 넘어섰다.
남성복 중에서도 캐주얼 브랜드의 매출 증가세가 눈에 띄었다. 롯데백화점의 지난 2일 남성 캐주얼 매출은 작 ?첫 토요일에 비해 160%나 급증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불황과 이상 고온으로 재고 물량이 많았던 남성복 업체들이 추가 할인 행사를 벌여 남성 소비자들이 지갑을 연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롯데백화점에 입점한 남성복 업체들은 지난 2일부터 3일까지 단일 브랜드에서 60만원 이상을 구매하면 구입액의 15%를 롯데 상품권으로 돌려주는 행사를 벌였다. 현대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에서도 남성 수입의류와 캐주얼 매장에 한해 구입액의 10%를 상품권으로 돌려주는 행사를 했다.
작년 말 찾아온 ‘반짝 한파’도 남성복 시장에 호재가 됐다. 아침 최저 기온이 영하 2도 아래로 떨어지지 않다가 작년 12월27일부터 30일 사이 전국적으로 영하 4도에서 영하 9도의 추위가 이어졌다.
패션컨설팅업체 MPI의 최현호 대표는 “남성 소비자들이 최근 들어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 정장과 외투를 사고 있다”며 “남성복 업체들이 재고 처리를 비롯한 여러 이유로 할인행사를 벌이고 있어 올해 남성복 매출이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개별소비세 인하 효과로 가전 실적도 지난해보다 83.6%(롯데백화점 기준) 늘었다. 반짝 추위로 현대백화점에선 모피 매출이 작년보다 91.3% 증가했다. 신세계백화점에선 주얼리·시계(45%)와 화장품(59.1%) 매출 증가율이 전체 매출 증가율(29.5%)을 크게 웃돌았다.
하지만 올해 소비 심리가 살아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작년엔 세일 첫 주말이 금, 토, 일 사흘이었고 올해는 공휴일인 금요일을 제외한 토, 일요일만 세일 기간이어서 사흘간 매출이 이틀로 집중된 효과가 있어서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오는 17일 끝나는 신년 정기세일 전체 매출 추이를 봐야 소비가 살아날 수 있을지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인설/강영연 기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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