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TRA 무역관장이 본 아일랜드 경쟁력
김윤태 < 런던 무역관장 kimyt@kotra.or.kr >
아일랜드에는 KOTRA 무역관이 없다. 영국 런던무역관이 아일랜드 관련 업무도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아일랜드가 2008년 터진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고 재도약할 수 있었던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먼저 아일랜드 정부의 자발적인 개혁 노력이다. 자산거품이 꺼진 뒤 산업구조를 과감히 바꾸면서 과거와는 다른 질적인 성장에 주력했다. 금융기업들이 빠져나간 자리를 세계적인 정보기술(IT) 기업은 물론 제약 등 고부가가치 제조업 기업이 채워나갔다.
아일랜드가 금융 허브에서 제조업과 IT산업 중심지로 변신한 데는 과감한 기업 우대정책이 큰 힘을 발휘했다. 과거부터 낮은 법인세율로 유명했던 아일랜드는 올해 더 큰 폭으로 법인세율을 내리기로 했다. 아일랜드 법인세율은 12.5%로 유럽연합(EU) 28개 회원국 가운데 가장 낮다. 아일랜드 내에서 연구개발(R&D)을 수행해 특허를 내는 기업에는 올해 중 법인세율을 6.25%까지 인하할 계획이다.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인프라 투자도 늘렸다. 기업이 몰려들면서 빌딩이나 도로, 전력 설비 등 시설 수요가 급증했다. 투자회사 퍼스트프렌즈에 따르면 달러 강세와 풍부한 유동성을 등에 업은 미국 회사들이 세금을 크게 줄일 수 있는 아일랜드로 모여들고 있다. 아일랜드는 다른 어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국가보다 유로화 약세 효과를 제대로 본 국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일랜드의 2014년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9% 증가했는데, 재미있게도 아일랜드의 4대 수출 기업은 구글(170억유로), 마이크로소프트(150억유로), 존슨앤드존슨(105억유로), 화이자(50억유로)다. 모두 외국계 다국적 기업이다. 외국계 기업이 2014년 아일랜드에서 창출한 일자리 수는 1만8200개로 최근 10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한때 1500억유로 수준으로 추락했던 아일랜드 외국인직접투자(FDI) 규모는 2013년 2850억유로, 2014년에는 3115억유로까지 늘었다. 2015년에는 이 기록을 넘어섰을 것으로 추정된다. 기업 수익이 증가하면서 2015년 중 법인세수도 전년 대비 20% 이상 늘어났을 것으로 예상된다.
kimyt@kotr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