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세 카피라이터·1등 항해사…5급 공무원 됐다

입력 2015-12-30 18:30
올해 '국가직 민간경력자 채용' 126명 최종 합격

올해 경쟁률 20.8대 1

평균 연령 36.9세·경력은 8.8년, 3명중 1명이 10년 이상 경력자

WHO·금속문화재 전문가 등 풍부한 경험·다양한 능력 갖춰

내년 공무원 5천명 이상 선발


[ 강경민 기자 ] MBC애드컴 제작국장 출신인 이부희 씨(50)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유명 홍보 카피라이터다. 그가 만든 한 유제품 광고는 한국광고대상을 받기도 했다. 27년간 홍보분야에서 일한 이씨는 몇 년 전부터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임기제 공무원으로 근무 중이다. 이씨는 내년부터는 국가보훈처에서 정식 공무원으로 홍보 업무를 맡을 예정이다. 올해 민간경력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5급 국가공무원 일괄채용시험에 최종 합격한 것이다. 이씨는 “27년간 민간분야에서 발로 뛰면서 얻은 경험을 공직사회에서 펼쳐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인사혁신처는 올해 5급 국가공무원 민간경력자 일괄채용시험 최종합격자 126명의 명단을 30일 발표했다. 5급 국가공무원 민간경력자 일괄채용시험은 민간의 다양한 현장경력과 전문성을 갖춘 인재를 공직에 유치하기 위해 2011년 도입했다. 민간경력자 일괄채용시험은 당초 각 부처가 수시로 채용하는 방식이었지만 유명환 전 외교부 장관 딸 특채 파문으로 2011년부터 인사처(옛 안전행정부)가 1년에 한 번 채용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올해 시험에는 2912명이 원서를 제출해 20.8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합격자의 평균 연령은 36.9세로 지난해(36.7세)와 비슷했다. 최고령은 50세, 최연소는 29세다. 합격자의 분야별 평균 경력은 약 8.8년에 달했다. 이 중 10년 이상 경력을 보유한 합격자는 34.1%인 43명이었고, 15년 이상 경력자도 11.9%인 15명에 달했다.

올해는 카피라이터, 1등 항해사, 대기업 엔지니어 등 예년에 비해 다양한 분야에서 현장의 풍부한 경험과 능력을 갖춘 전문가가 많았다는 것이 인사처의 설명이다. 특허청의 ‘조선분야 특허심사’ 직무분야에 합격한 권종오 씨(38)는 한진중공업과 삼성중공업에서 근무한 엔지니어다. 액화천연가스(LNG)선을 비롯해 조선기술 특허 40건을 출원해 15건이 등록되기도 했다. 보건복지부에 합격한 정율원 씨(33)는 세계보건기구(WHO) 서태평양지역사무처 및 라오스 국가사무소 등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다.

문체부에 합격한 박학수 씨(45)는 금속문화재 보존처리 전문가다. 18년간 국보 제14호 다뉴세문경을 포함한 중요 금속문화재를 첨단장비로 보존처리하는 업무를 맡았다. 미래창조과학부에서 근무할 예정인 정성균 씨(37)는 항공우주산업 분야 엔지니어로, 통신해양기상위성 천리안호 관제시스템 개발사업에 참여한 경험이 있다.

이들을 비롯한 최종 합격자 126명은 내년 2월 말부터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 입교해 8주간 기본교육을 이수한 뒤 각 부처에 배치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인사처는 내년 국가공무?5, 7, 9급 및 외교관 후보자 공개채용 선발 인원을 5370명으로 확정했다. 정부가 한 해 5000명 이상의 공무원을 뽑는 것은 정부 수립 후 처음이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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